
오비맥주가 9월 말 출시할 제로 슈거 소주 찰랑. [사진=오비맥주]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오비맥주가 소주 ‘찰랑’을 내놓고 국내 소주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소주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유흥시장 영업망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국내 인지도를 바탕으로 향후 해외 소주 사업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비맥주는 9월 말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을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제주 동부 화산암반수를 사용하고 용암해수소금을 더했으며 알코올 도수는 15도다. 전량 오비맥주 제주공장에서 생산한다.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식당·주점을 중심으로 먼저 판매하고 마트·편의점 진출은 시장 반응을 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오비맥주는 설명했다.
오비맥주가 자체 브랜드로 국내에 소주를 출시하는 것은 벨기에 AB인베브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2024년 9월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할 당시 국내 진출보다는 K-소주와 맥주 ‘카스’의 해외 판로 확대를 앞세웠다.
이후 수출용 브랜드 ‘건배짠’을 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캐나다 등에 공급했다. 미국에서는 ‘찰랑’ 브랜드도 운영했다. 다만 이번 국내에서 출시될 찰랑은 해외 제품과 이름만 같을 뿐 제품과 디자인을 국내 시장에 맞춰 새로 개발했다.
오비맥주가 국내 소주시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카스를 통해 구축한 유흥시장 영업망이다. 오비맥주는 전국 식당과 주점, 주류도매업체에 이미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1위 업체가 소주 유통망을 뚫겠다는 것이어서 지방 소주업체의 수도권 진출과는 양상이 다르다”며 “카스 영업망을 활용하면 제품을 매장에 투입하는 것 자체는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주 진출 배경에는 해외 확대 전략도 깔려 있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찰랑 소주 출시는 혁신적이고 다양한 제품을 바라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오비맥주는 100년 가까이 대한민국 주류산업을 선도해 온 대표 기업으로서 한국의 소주와 K-컬처를 전파하는 역할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주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79만3000㎘로 전년보다 2.8% 감소해 처음 80만㎘ 아래로 내려갔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이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전국 시장을 장악하고 지역별 소주 브랜드의 충성도도 높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처음 제품이 입점하는 것과 시장에 안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결국 소비자의 재구매와 업주의 재발주가 이어져야 하며 카스의 영업력을 소주시장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가 찰랑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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