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1조원 손실 부른 쿠팡 개인정보 유출, 반면교사 삼아야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챗GPT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챗GPT]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더 이상 매출과 시장점유율만이 아니다. 소비자의 신뢰를 얼마나 지켜내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의 후폭풍으로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은 데이터 경제 시대에 정보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사태를 단순히 한 기업의 악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모든 기업이 경영 전반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쿠팡Inc가 올해 2분기 83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를 냈다. 매출은 13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활성 고객도 2470만명으로 늘어 외형 성장은 이어졌지만,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6247억원의 과징금 여파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연속 적자와 함께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은 쿠팡으로서는 뼈아픈 일일 것이다. 매출이 늘어도 신뢰를 잃으면 성장은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개인정보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소비자가 기업에 맡긴 '자산'이다. 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은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과징금은 한 번 납부하면 끝날 수 있지만, 추락한 신뢰는 오랫동안 소비자에게 각인돼 이를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고객 이탈과 브랜드 가치 하락, 투자자 신뢰 약화, 보안 투자 확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은 재무제표에 드러난 숫자보다 훨씬 크다.

개인정보 유출은 더 이상 특정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통과 플랫폼은 물론 금융, 의료, 통신, 제조업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방대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개인정보 유출 사례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데이터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정보보호 실패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충격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보안은 이제 IT 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직접 챙겨야 할 핵심 경영 과제다.

기업들의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 여전히 일부 기업은 정보보호를 비용이나 규제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쿠팡 사례가 보여주듯 보안 투자 비용보다 사고 발생 이후 치러야 할 대가는 훨씬 크다. 정보보호는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이며,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다. 정보보호 인력 확충과 시스템 고도화, 정기적인 보안 점검, 협력사까지 포함한 공급망 보안 관리, 임직원 교육을 일회성이 아닌 상시 체계로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 역시 엄정한 책임 추궁과 함께 예방 중심의 정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을 묻되,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보안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 보안 투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처벌만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 기업이 예방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또한 중요한 정책 과제다.

쿠팡의 상반기 1조원 손실은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했을 때 기업이 치러야 하는 대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경고장이다. 디지털 경제에서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데이터가 아니라 데이터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다. 쿠팡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이번 사례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긴다. 같은 실수가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