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다. 산업과 경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됐다. 생성형 AI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면 이제 세계는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의료, 물류를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대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앞으로 국가의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AI를 현실 산업에 가장 먼저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도 이제 'AI를 잘 활용하는 나라'를 넘어 'AI로 성장하는 나라'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2년 차 이재명 정부도 AI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세계 주요국은 이미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AI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키우고 있고, 중국은 국가 주도로 제조업과 도시 전체를 AI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막대한 오일머니를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에 쏟아붓고 있다. AI는 더 이상 정보기술 정책이 아니라 산업정책이며 국가안보 전략이다.
우리에게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 경쟁력은 AI 시대에도 강력한 자산이다. 하지만 이를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묶어내지 못한다면 개별 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재생에너지, 인재 양성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종합 전략이 절실하다.
그 중심에 새만금을 놓을 필요가 있다. 새만금은 넓은 부지와 재생에너지, 항만과 산업단지를 동시에 갖춘 국내 유일의 공간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AI 연구시설,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단지,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스마트농업과 스마트물류를 집적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단순한 산업단지를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새만금을 '국가 피지컬 AI 특구'로 지정해 세계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기술을 실증하고 산업화하는 공간으로 육성해야 한다.
규제 혁신도 빼놓을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은 기존 제도와 충돌하기 마련이다. 자율주행과 의료 AI, 로봇, 드론, 디지털 헬스케어 등은 여전히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세계가 속도로 경쟁하는 동안 우리는 허가와 심의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위험은 관리하되 혁신은 막지 않는 '선허용·후보완' 원칙을 보다 과감하게 적용해야 한다.
AI는 특정 기업만의 성장 전략이 아니다. 제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과 어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의료와 교육의 격차를 줄이는 국가 혁신 도구다. 지방소멸 문제 역시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결국 AI는 산업을 넘어 국가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혁명이다.
대한민국은 반도체로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섰던 경험을 갖고 있다. 이제는 그 경험을 AI 시대로 이어갈 차례다. 정부는 과감한 투자와 규제 혁신으로 길을 열고, 기업은 기술 혁신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며, 대학과 연구기관은 인재를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취임 2년 차인 지금,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AI를 미래의 산업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는 나라, 그것이 대한민국이 다음 10년 동안 반드시 도달해야 할 새로운 성장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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