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아이폰 왕국' 日, 폴더블 갤럭시에 들썩…통신 4사 첫 총출동

  • 전체시장 3위 삼성, 폴더블선 점유율 60%

  • 번호이동 고객 2배·데이터도 많이 써… 애플 진입 전 선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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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챗GPT 생성]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의 한 모바일 신제품 발표회장.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 라쿠텐모바일 등 일본 이동통신 4사의 단말기 담당자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애플이 압도적 우위를 점한 일본 시장에서 통신 4사를 한 자리에 불러 모은 제품은 뜻밖에도 아이폰이 아니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것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Z8' 시리즈였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MM종연)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51.6%로 4년 연속 과반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구글에도 밀린 3위다. 그런데 오는 7일 일본에서 출시되는 Z8 시리즈 3종은 일본 이동통신 4사가 모두 취급한다. 갤럭시 Z 시리즈 전 모델을 4사가 동시에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 4사는 왜 시장 3위 브랜드의 신제품에 일제히 승부를 걸었을까.

답은 '화면을 접으면(폴더블)' 달라지는 시장 판도에 있다. 일본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3위인 삼성전자가 폴더블폰만 떼어놓고 보면 압도적인 1위다. MM종연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 일본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0.4%에 달했다. 일본에서 출하된 폴더블폰 10대 중 6대가 삼성 제품이었다. 당시 일본의 폴더블폰 출하량은 22만 5000대로 전체 스마트폰의 0.9%에 불과했지만, MM종연은 2028회계연도 출하량이 181만 대로 약 8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 조짐은 판매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KDDI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기존 폴더블폰 이용자가 다음 제품도 폴더블폰으로 교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직은 작은 시장이지만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삼성전자가 이미 확고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통신 4사가 갤럭시 신제품에 일제히 주목한 이유다.

성장 가능성만이 아니다. 폴더블폰이 타사 고객을 끌어오는 효과도 이미 확인됐다. 고지 마사미치 소프트뱅크 집행임원은 플립이나 폴드를 구매하면서 다른 통신사에서 넘어오는 고객의 비율이 일반 막대형 스마트폰을 살 때보다 "두 배쯤" 높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에도 번호이동 고객을 겨냥한 할인 혜택을 강화했다.

폴더블폰 이용자는 데이터 사용량도 많다. KDDI 사사키 마사미 본부장은 폴더블폰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사실이 "분명히 숫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는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 굳이 이동통신 데이터를 써가며 동영상을 보지 않던 이용자도, 폴더블폰의 큰 화면을 경험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외부에서도 동영상을 자주 보게 되면 데이터 사용량이 늘고, 자연스럽게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들이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유료 콘텐츠를 함께 이용하는 경향도 강하다고 전했다. 통신사로서는 고가 단말기 판매 수익뿐 아니라 고용량 요금제와 콘텐츠 매출까지 기대할 수 있는 고객인 셈이다.

이에 통신사 입장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속에 폴더블폰의 매력은 높아진 모습이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스마트폰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MM종연은 2026회계연도 일본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7% 줄어 3000만 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값이 올라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고, 매장으로 발길을 돌릴 만한 신제품도 드물어진 상황이다. 번호이동 고객을 끌어오면서 데이터 사용량까지 늘릴 수 있는 폴더블폰은 통신사에는 몇 안 되는 승부처로 남았다.
 
마케팅은 차별화

다만 같은 갤럭시를 놓고 4사가 보내는 구애 방식은 서로 다르다. 단말기 판매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KDDI는 출시와 동시에 3만 엔(약 27만4612원)대 할인을 내걸었다. 폴드8과 폴드8 울트라는 짧은 거리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하는 5G 초고주파 대역인 밀리미터파를 지원한다. KDDI는 밀리미터파 기지국 1만 5000개를 구축했으며, 역과 경기장 등 이용자가 몰리는 곳의 통신망을 강화하고 있다. 사사키 마사미 본부장은 "연결되는 체감 1위"를 내걸고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라쿠텐모바일은 자사 회선을 쓰면서도 고가 스마트폰은 다른 통신사에서 사던 고객을 겨냥해 처음으로 가로형 폴더블폰을 내놨다. 최상위 모델 가격을 30만 엔 아래로 맞춰 4사 최저가를 노렸다. 가입자는 확보하고도 놓치고 있던 고급 단말기 판매 수익을 되찾는 동시에, 폴더블폰의 대화면을 동영상·전자책뿐 아니라 쇼핑과 여행 예약 등 라쿠텐 경제권의 소비 확대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이다.

소프트뱅크는 갤럭시 판매 전문 직원을 1000명에서 1500명으로 늘렸다. 전문 직원의 판매 실적이 일반 직원의 2∼2.5배에 달해 설명이 필요한 고가 폴더블폰은 판매 인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봤다. 도코모는 전국의 갤럭시 전문 직원과 수리망을 앞세워 구매 이후 AS에 초점을 맞췄다. KDDI는 통신망, 라쿠텐은 가격과 경제권, 소프트뱅크는 판매 인력, 도코모는 사후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섰다.

전략은 갈렸지만 4사가 함께 주목하는 지점도 있다. 새 모델의 크기와 휴대성이 여성 고객을 끌어들일지다. 그동안 가로형 폴더블폰은 남성의 업무용 수요가 중심이었지만, 얇고 휴대하기 쉬워진 신제품이 전자책과 영상, 셀카 등을 즐기는 여성층까지 시장을 넓힐 수 있다고 4사는 보고 있다.

아이폰은 아직 '접히지' 않는다. 그 빈자리가 삼성전자에는 기회다. 접히는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 삼성전자가 일본 시장에서 얼마나 약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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