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확산하자 조 의장은 조급히 진화에 나섰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 및 해명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 제128조 제2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권력자가 자신을 위해 임기를 연장하거나 장기 집권을 도모하는 헌정사의 비극을 막기 위해 마련된 핵심 안전장치다. 조 의장은 뒤늦게 해당 조항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입법부 수장으로서 기본적 헌법 조항조차 미처 헤아리지 못한 채 경솔한 언행으로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헌법 개정은 국가의 틀을 다시 짜는 중차대한 과업인 만큼 절차적 요건과 법적 기준 또한 엄격히 정해져 있다. 헌법 제128조부터 제130조에 명시된 개헌 절차에 따르면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나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제안된 개헌안은 대통령이 20일 이상의 기간 동안 이를 공고해야 하며,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국회에서 의결되어야 한다. 국회 의결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가결된다. 국회를 통과한 개헌안은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져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최종 확정되며, 확정 시 대통령은 이를 즉시 공포해야 한다.
그러나 입법부 수장의 경솔한 말 한마디로 인해 개헌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현직 대통령 임기 연장 논란’이라는 왜곡된 정쟁 프레임에 갇히고 말았다. 이는 개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정치적 불신만 가중하는 무책임한 결과를 낳았다. 국회의장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중립적 위치에서 여야 간 합의를 이끌어내고, 개헌 논의가 올바른 궤도에서 이뤄지도록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정치권 역시 헌법 개정을 정략적 도구나 지지층 결집용 소모품으로 악용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권력의 셈법이나 정파적 이익이 앞선다면 개헌은 국민의 외면 속에 동력을 잃고 또다시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개헌의 취지와 명분과 당위성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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