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충북 청주 배전캠퍼스에서 지난 25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HD현대일렉트릭 입장에서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이 1순위가 맞다"며 "기존 글로벌 톱티어 업체들이 이미 물량을 많이 소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주 배전캠퍼스 운영으로 캐파 여유와 납기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는 외부 전력망에서 받은 전기를 서버, 냉각설비, 조명 등 내부 설비로 나눠 공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초고압 변압기뿐 아니라 배전변압기, 진공차단기(VCB), 배전반, 저압 차단기 등 중저압 배전기기가 대량으로 투입된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건물 안에는 컴퓨터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고, 공조설비처럼 부하가 큰 설비도 많다"며 "전력변압기를 거쳐 내려온 전기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원으로 구성해 주는 것이 배전기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건물에 초고압 기기가 한두 대 들어간다면 그 아래로 내려갈수록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반 등은 여러 대가 필요한 구조"라고 밝혔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를 중심으로 중미, 유럽, 중동 등으로도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공급망 확대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와 관련 공급망이 퍼져 있는 중미까지 보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유럽, 중동 지역 프로젝트도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전시회에서 작년과 올해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며 "공급자들의 표정이 좋아졌고, 논의도 더 구체적이고 빨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는 전력 승인이나 전력기기 공급망 확보가 늦어지면 전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도 빨리 짓고 빨리 돌리는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한다는 경쟁이 치열한데 HD현대일렉트릭의 납기 준수율은 9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8kV급 VCB가 데이터센터향 수요 확대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이 부사장은 "미국 AI 데이터센터 비중이 있는 신규 거래처에서 38kV VCB를 중심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생산을 진행한 부분이 있다"며 "거래처도 전력기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공급 형태로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어 "배전기기의 경우 기존 거래처 납기가 1년 이상, 거의 1년에 가까운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HD현대일렉트릭은 반 이하의 납기를 제시해 데이터센터향 프로젝트에서 의미 있는 계약을 성사시킨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관련 계약이 다수 있다"며 "품질은 기본이고 납기, 스피드, 기술지원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고객사와 프로젝트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부사장은 "빅테크 기업들은 공급망 보안 요구 수준이 높고, 계약서상 노출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며 "구체적인 거래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에서 확보한 글로벌 고객 기반과 청주 배전캠퍼스의 자동화 생산능력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전력기기 쇼티지가 초고압에서 배전 영역으로 번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배전기기 사업도 슈퍼사이클에 올라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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