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란 고위 소식통들은 이 같은 방침이 최고지도자의 뜻이자 이란 권력 내부의 공감대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의 핵심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미국은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0% 농축 우라늄은 민간 원전용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핵무기급인 90%까지 추가 농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의 우라늄을 두고 “우리는 그것을 가져올 것”이라며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가져온 뒤 아마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계산은 다르다. 이란 지도부는 우라늄을 국외로 넘기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에 더 취약해진다고 보고 있다. 먼저 종전과 추가 공격을 막을 안전 보장을 받아야 핵 프로그램 세부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 측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우라늄을 희석하는 방안은 논의할 수 있지만, 국외 반출에는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통행 비용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선별 허가제로 운영하고 통행료까지 요구하면, 미국이 이를 수용하는 것은 이란의 해상 통제권을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이를 합의 불가 사안으로 규정한 이유다.
루비오 장관도 테헤란과의 대화에서 ‘일부 진전’과 ‘좋은 신호’가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이란 내부 의사결정이 “다소 분열돼 있다”는 취지로 평가하며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실무선에서 접점이 생기더라도 이란 내부 권력 집단의 이해관계 조율이 최종 합의의 변수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협상의 핵심은 종전 문안 자체보다 전쟁 이후 이란의 핵 능력과 해상 통제력을 미국이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밖으로 빼내고 호르무즈의 자유 통항을 회복해야 합의를 수용할 명분이 생긴다. 반면 이란은 우라늄과 해협 통제력을 남겨야 체제 안전을 지켰다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서기 어렵다. 로이터통신은 “테헤란이 농축 우라늄 비축분과 호르무즈 통제권을 ‘생존에 필수적인 핵심 전략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도 “항복은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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