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도 의견 냈다가 소송까지"…금감원, 리서치 보호 나선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애널리스트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과 애널리스트 외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관련 신고센터가 설치 9년째 단 한 건의 민원도 접수하지 못하는 등 기존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만큼 실효성 확보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17년 5월 ‘불합리한 리서치 관행 신고센터’를 설치해 애널리스트에 대한 회유·협박, 부당한 압력 등을 신고받고 있다. 그러나 신고센터 설치 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센터가 출범한 지 9년이 지났지만 신고 건수는 여전히 ‘0건’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고 실적 ‘0건’이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매도 리포트 자체가 드문 상황에서 신고가 접수될 경우 작성자가 사실상 특정될 수 있고, 실제 신고가 이뤄지더라도 이를 해결하거나 기업을 제재할 실질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기존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금감원은 최근 증권사 리서치 관행 개선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향후 제도 개선 논의가 이뤄질 경우 ‘독립적 리서치 환경 조성’과 함께 ‘애널리스트 보호 장치 마련’이 핵심 방향이 될 전망이다. 정당한 분석과 의견 제시에 따른 리서치 활동이 외부 압박이나 법적 분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호 필요성이 논의 중이다.
 
최근 일부 종목을 둘러싸고 기업이나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진 점도 제도 논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천당제약은 최근 자사 주장과 다른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앞서 2023년에는 하나증권 애널리스트가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 이후 일부 투자자들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 국내 증권사 리포트의 ‘매수 편향’ 현상은 여전히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리포트 투자등급 가운데 ‘매수’ 의견 비중은 평균 88.5%였다. 반면 ‘매도’ 의견 비중은 0.1%에 불과했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매도 의견을 낸 곳은 미래에셋증권(0.6%)과 메리츠증권(0.5%)뿐이었다.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간주되는 ‘중립(보유)’ 의견 비중도 평균 11.4% 수준에 머물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정상적인 리포트를 작성했을 경우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금융위원회와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내부적으로 관행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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