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수출금융법 제정 과정에서 논란거리로 부상한 방산 기여금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규모 방산 수출에 정부 금융 지원이 뒤따르는 만큼 기업도 부담을 나눠 져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미 법인세를 납부하는 상황에서 자칫 이중 과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병존한다. 기여금 논의의 핵심이 도입 여부 자체보다는 정교한 차등 설계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 계류 중인 전략수출금융법과 관련해 방산 기업에 부과하는 기여금 조항을 두고 여야 간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대형 전략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 금융 체계가 필요하다는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여금 도입부터 요율, 부과 방식,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입장 차가 크다.
쟁점은 기여금을 정부 지원에 따른 합리적 분담, 이른바 '성장 입장료'로 볼 것인지 아니면 기업에 또 다른 부담을 지우는 이중 과세로 볼 것인지다. 부과 기준이 정교하지 않으면 수출 지원 제도가 오히려 기업 부담을 가중시켜 K-방산 성장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정부가 수출금융 지원에 나서는 만큼 기업도 수혜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여금 부과가 당연하다며 "정부가 대출이나 보증을 해주지 않으면 수출 자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여금은 수출 건별로 발생하는데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일정 비율로 이자를 내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며 "요율은 정부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논의 중인 기여금 제도가 해외 사례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비판도 있다. 남명렬 고려대 K-방산연구센터장은 "미국 정부는 대외군사판매(FMS) 제도를 통해 방산 수출을 직접 지원하는데 강도가 국내보다 훨씬 세다고 강조했다. FMS 제도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부를 상대로 자국 방산 물자와 서비스, 훈련 등을 판매하거나 조달을 중개하는 정부 간 무기 거래 제도다.
남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미국처럼) 적극 지원하며 끌고 가는 게 훨씬 더 많은 걸 돌려받는 길이라고 본다. 첫 무기체계 판매 이후 (구매 국가에 대한) 후속 군수 지원 시 수리 부품 등은 중소기업이 만든다"며 정부 지원이 K-방산 생태계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후 기여금 제도가 도입됐을 때 성패는 산정 기준과 환류 구조 등 구체적인 체계 구축에 달렸다는 의견이 많다. 계약액 기준으로 기여금을 일률 부과하는 게 아닌 기업별·무기체계별 수익성과 실제 초과이익, 계약 마진, 중소 협력사 납품 구조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진흥본부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만큼 (기여금 제도 도입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면서도 "기금 사용처가 방산 분야로 이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어디에 쓰일지 알 수 없고, 기여금 요율을 1%로 가정하면 앞선 폴란드 1차 계약 기준 430억원을 내야 하는 등 규모도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기여금 체계를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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