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나나가 자택 침입 강도 사건의 피고인과 마주했다. 나나는 21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고, 법정에 들어서자 피고인을 향해 "강도 같은 짓 하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니까 재밌냐", "내 눈 똑바로 쳐다봐"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격앙된 상태에서는 재판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렵다고 진정시키자, 나나는 "격앙이 안 될 수 없다"고 답했다. 이후 감정을 추스른 뒤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 모습은 분노의 표출로만 보이지 않는다. 나나는 피고인을 피하지 않았다. 그가 택한 언어는 회피나 침묵이 아니라 응시와 추궁이었다. "내 눈 똑바로 쳐다봐"라는 말은 "네가 한 일을 외면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읽힌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하나의 사건, 하나의 범행 대상으로만 취급했다면, 피해자는 다시 자기 얼굴을 보라고 요구한다. 피해자가 잃어버린 주도권을 회복하는 방식이다.
나나는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기보단, 경계가 침범당했을 때 그것을 즉각적으로 바로잡으려는 성향으로 보인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뒤로 물러나 감정을 삼키는 게 아니라, 잘못한 사람을 정면에 세우고 책임을 묻는 모습.
이번 사건에서 나나는 "모친의 신음소리와 남성의 호흡 소리를 듣고 위험을 감지했고, 두 사람을 떼어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흉기를 든 피고인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후 피고인을 진정시키는 한편 모친에게 입 모양으로 112 신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감정과 판단이 동시에 작동했다는 것이다. 격앙됐지만 목적을 잃지 않았다. 위험을 감지하고, 개입하고, 제압하고, 신고를 유도했다.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목적을 설정하는 생존형 반응. 침범당한 질서를 회복하려는 행동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런 성향은 이번 사건에서만 드러난 것이 아니다. 앞서 나나는 9세 여아를 성폭행한 60대 남성에게 징역 8년이 선고됐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화가 나네요. 징역 8년? 정말입니까? 8년이요?"라고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더보이즈 선우의 태도 논란 당시에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선우가 에어팟을 주워준 경호원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인 영상이 논란이 됐고, 당시 나나는 "혼나야겠네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후 일부 팬들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그는 자신이 본 행동에 대한 판단을 거두지 않았다.
물론 이번 법정 출석과 사안의 무게는 다르다. 다만 반복적으로 드러난 나나의 태도에는 공통점이 있다.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순간 도망가지 않는다. 침묵하지 않는다. 폭력, 약자 대상 범죄, 무례함, 책임 회피 등 부당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바로잡으려고 한다.
나나의 발언들이 강하게 각인되는 이유는, 침묵이 안전한 순간에도 침묵하지 않는 쪽을 택하기 때문이다. 불편한 장면을 못 본 척 넘기는 대신, "이건 틀렸다"고 말한다. 나나는 부당함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과정에서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인물로 보인다. 정의를 말하는 데서 쾌감을 느낀다기보다, 침범당한 질서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나나의 직선성은 '기분파'의 돌발 행동과는 다르다. 그는 솔직함을 말하면서 자기 행동의 책임도 언급한다. 장도연의 유튜브 콘텐츠 '살롱드립2'에서 "솔직히 살려면 내 행동거지를 훨씬 더 잘해야 한다"면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이건 맞다', '이건 틀렸다', '이건 잘못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타인을 향한 판단 기준이 있는 만큼, 자신에게도 일정한 기준을 요구하는 태도다.
이 성향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옳고 그름을 빠르게 판단하는 사람은 명료해 보이지만, 때로 맥락을 압축할 위험도 있다. 공개 발언은 대중의 심판으로 번지기 쉽고, 소신은 어느 순간 훈계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연예계에서 솔직함은 매력이자 리스크다.
이번 법정 상황은 그런 나나의 성향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줬다. 나나는 두려움을 감추지 않았다. 긴장돼 청심환을 먹고 왔다고 말했고, 피고인과의 대면을 원치 않았던 심경도 드러냈다. 나나는 무서움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자리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호통을 쳤다.
나나가 그에게 묻고 싶었던 건 하나였을지 모른다. 당신이 한 일을, 당신이 정말 알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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