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오픈클로)를 왜 키우나요?"
"랍스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키울 수 있죠?"
지난 14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룽강구에서 열린 '천인 랍스터 대회'. 룽강구 정부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문샷AI의 모델 '키미(Kimi)'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 참석자 사이에선 랍스터와 관련된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여기서 말하는 '랍스터'는 오픈소스 기반의 AI 에이전트 오픈클로(OpenClaw)를 뜻한다. 오픈클로의 빨간 바닷가재 마스코트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개인용 컴퓨터(PC)나 클라우드에 오픈클로를 설치해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훈련시키는 것을 중국에서는 '랍스터 키우기(養龍蝦·양룽샤)'라고 부를 정도로 최근 유행 중이다.
중국 정부가 이번주에만 세 차례 오픈클로 보안 경고령을 내렸음에도 '랍스터 키우기' 열풍이 여전히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랍스터 키우기' 열풍 키우는 빅테크...중국은 AI 대실험장
중국 랍스터 열풍의 중심에는 빅테크와 AI 기업들이 있다.
AI 에이전트가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시대가 도래하면, 어떤 플랫폼이 AI에이전트를 장악하느냐가 산업 주도권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테크회사들이 오픈클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AI에이전트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으며 '랍스터 전쟁'에 뛰어든 이유다.
텐센트는 AI 에이전트 '큐클로(QClaw)'를 개발 중이며, 바이두의 '두클로(DuClaw)', 바이트댄스의 '아크클로(ArkClaw)' 등 중국 기업들은 잇달아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해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이는 AI 경쟁의 중심이 기존 챗봇에서 AI 에이전트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일반 AI 챗봇은 한 번 대화 시 수백 개 수준의 토큰을 사용하지만 오픈클로 에이전트는 하루에 그보다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의 토큰을 소모한다. AI 에이전트 사용이 늘면 클라우드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API 호출 등 인프라 수요도 급증할 수 밖에 없다. 빅테크들이 오픈클로 설치 과정을 단순화하고 무료 설치 행사까지 열며 랍스터 열풍을 띄우는 배경이다. 초등학생부터 70대 은퇴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오픈클로를 무료로 설치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미국과 비교하면 중국의 상황은 더욱 눈에 띈다. 미국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이유로 기업 도입이 제한적이며, 오픈클로 활용도 개발자 커뮤니티 중심에 머물러 있다. 반면 중국은 가성비 AI 모델 경쟁으로 서비스 가격이 크게 낮아졌고, 사회 전반의 개방적 기술 문화가 새로운 기술의 빠른 수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덕분에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사실상 'AI 대실험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모습이다.
新성장동력 잡아라...'랍스터 열풍' 올라탄 지방정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정책도 열풍을 키웠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 룽강구가 '랍스터 10조' 정책을 내놓으며 포문을 열었고, 장쑤성 우시 첨단기술개발구와 난징 치샤구, 안후이성 허페이 첨단기술개발구, 항저우 샤오산구 등도 잇달아 관련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들 정책에는 오픈클로 기반 프로젝트와 기업에 컴퓨팅 파워 등 AI 인프라는 물론, 최대 500만~1000만 위안(약 11억~22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올해 중국 정부는 업무 보고에 처음으로 '새로운 형태의 지능형 경제를 창출하자'는 문구를 넣고 AI 에이전트의 도입을 강조하며 사실상 'AI 중심 경제 전환'을 선언했다. 이에 발맞춰 지방정부도 '랍스터 키우기'를 AI 산업 육성과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후강 중국 지난대 교수는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를 통해 "각 도시가 미래 산업을 위한 인재와 프로젝트,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른바 '랍스터 키우기 경쟁'은 사실상 AI 산업 주도권 경쟁"이라고 말했다.
'랍스터 열풍' 언제까지...수익화·보안 우려 해소 '관건'
물론 오픈클로 보안 위협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오픈클로 설치' 대신 '오픈클로 삭제' 유료 서비스 광고가 더 많아졌다. 프로그램 권한 문제로 시스템 오류나 데이터 유출 위험이 발생했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주 만에 급속도로 확산된 중국 '랍스터 키우기' 열풍에 중국 중앙정부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주일 사이 공업정보화부와 국가인터넷판공실, 국가인터넷응급센터 등이 오픈클로가 사이버 공격이나 정보 유출에 취약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정부기관과 국유기업, 대학에서는 업무용 컴퓨터에서 오픈클로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시티그룹은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 컴퓨터에서 오픈클로 사용을 제한한 이후 민간 기업들도 업무용 기기에서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국 AI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얼마나 빠르게 수익화하고 보안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지가 '랍스터 열풍'의 지속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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