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이후 남북관계 순항할까…북한 비핵화 대화 진행 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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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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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회담 성사 여부 불투명…8·25 합의에도 시간·장소 못잡아

  • "북한, 남북·북미 관계 본격적인 변화 원하면 비핵화 대화 나서야" 지적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26일 금강산호텔에서 2박3일 상봉행사의 마지막 일정인 작별상봉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로 변했다. 이로써 1차와 2차에 걸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모두 끝났다.

남측 배순옥(55)씨는 북측의 조카 배은희(32)씨에게 "고모가 선물 줄께. 우리는 많아"라며 금반지를 끼워주고 목걸이도 걸어주었다. 

이때 지켜보던 순옥씨의 남측 오빠 상석(60)씨가 "만나게 해주세요. 서로 편지 주고받게 해주세요"라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자 북측의 보장성원(행사 지원 요원)이 모여들어 "그만하시라"며 만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2시간에 불과한 상봉이 "작별상봉을 끝마치겠습니다"라는 북측의 안내방송과 함께 끝나자 울음은 결국 오열로 변했다.

이날 '8·25 합의' 이행의 첫 단추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순조롭게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남북관계가 호전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제20차 이산가족상봉’ 2회차 상봉이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60여년간을 혜어졌던 이들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2박3일동안 두시간씩 모두 6차례 12시간 동안의 짧은 만남을 끝으로 다시 헤어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작별상봉에서 최고령자 구상연(98)씨가 북측 작은 딸 구선옥(68,왼쪽)씨와 큰딸 구송옥(71,오른쪽)씨와 만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은 북한이 진심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원한다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대화 테이블에 나올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남북간에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간의 실타래처럼 꼬인 현안들을 풀려면 당국회담 개최가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

남북은 8월25일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시일 내에 개최한다'고 합의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당국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26일 금강산에서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 과정에서 북측 인사들이 남북관계 개선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은 것은 당국회담 개최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제20차 이산가족상봉’ 2회차 상봉이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끝으로 마무리됐다.사진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작별상봉을 끝내고 북측 아들 한송일(74)씨가 버스에 탄 남측 어머니 이금석(93)씨가와 작별하는 모습.[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산상봉 행사 북측 단장인 리충복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은 24일 금강산호텔에서 취재단과 만나 "이번 상봉 행사가 끝나면 (남측과) 상시 접촉과 편지 교환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들을 협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리 단장은 적십자회담 개최를 언급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일정이 잡힌다면 그것은 이산가족 문제로 의제가 좁혀지는 적십자 본회담보다는 남북현안을 폭넓게 다룰 수 있는 당국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 등을 원하는 북한으로서도 적십자 본회담보다는 당국회담이 유리하다. 따라서 북한만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이르면 11월에도 당국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에 앞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서야 근본적인 남북·북미 관계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정부가 남북관계에 있어 인적교류나 이산가족 상봉같은 인도주의적 협력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이 한국·미국과의 본격적인 관계 변화를 원한다면 비핵화 논의 재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게 워싱턴 조야의 입장"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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