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민주당, 신천지 의혹 앞에 왜 침묵하나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4일 발표된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10월 31일~11월 2일)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9.0%로 직전 조사(10월 17~19일)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2.4%포인트 상승한 41.5%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친명·친청계 간 주도권 다툼이 불러온 피로감과 실망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신천지 교인의 집단 입당 의혹을 둘러싼 계파 간 공방이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면서 민심 이반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천지 교인의 민주당 집단 입당 의혹은 202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처음 불거졌다. 당시 이낙연 후보에게 패한 이재명 당시 후보 측이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가입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명확한 진상 규명 없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의혹은 올해 김민석 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반명·분열주의·신천지 세력의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 전당대회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김 대표는 당대표 취임 후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조사에 나섰지만 결국 관련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정확한 입당 시기와 규모, 목적은 물론 조사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의혹을 제기한 뒤 전당대회 내내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관련 근거의 공개 여부는 자신에게 맡겨 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런 태도는 의혹을 규명하기보다 무언가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울 뿐이다.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근거로 특정 세력의 조직적 개입을 주장했다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실제 집단 입당이 있었다면 그 경위와 배후를 밝혀야 하고, 근거가 없는 주장이었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정교 유착 의혹은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국민의힘 집단 가입 의혹 등을 수사한 끝에 32명을 기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종교단체의 조직적 정치 개입 의혹은 단순한 정당 내부의 계파 갈등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엄정한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한 사안이다.

정치와 종교의 유착은 이재명 대통령도 강하게 비판해 왔다. 민주당도 그간 국민의힘과 신천지의 유착 의혹을 여러 차례 제기하며 비판했다. 그렇다면 여당이 된 민주당과 김 대표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김 대표가 신천지 교인의 집단 입당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이상 조사 결과를 감추거나 불분명한 해명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 김 대표의 사과가 진심이라면 TF가 파악한 사실관계와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조사 과정이 미진했다면 추가 조사를 하고,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면 수사 의뢰 등 필요한 조치도 취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정당의 의사결정이 당원과 국민의 뜻에 따라 투명하게 이뤄지는 데 있다. 종교단체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세력이 있었는지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 자신들이 야당에 요구했던 엄정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여당이라고 해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가 먼저 책임지고 진실을 밝히는 것, 그것이 집권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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