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2027년도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11조 8014억 원 규모로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예산안은 정부의 교부금 개편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부가 개편안을 전제로 통보한 내년도 보통교부금(6조 1513억 원)을 반영해 작성한 것이다.
재원별로는 일반재원 11조 964억 원과 목적재원 7050억 원으로 구성됐다. 올해 본예산과 비교하면 8592억 원(7.9%) 늘어난 수치지만, 추가경정예산이 반영된 올해 최종예산(12조 8665억 원) 대비로는 1조 651억 원(8.3%)이나 줄어든 규모다.
더구나 본예산 대비 증가분 역시 인건비 등 필수 경직성 경비와 용도가 묶인 특별교부금(목적재원)이 대부분을 차지해, 실제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일반재원 교육사업비와 시설사업비는 올해 본예산보다 오히려 188억 원 감소했다.
내년도 미반영액(6297억 원)에 2024~2026년 이월된 미해소 사업비(469억 원)까지 합치면 당장 시급한 교육환경개선 미반영 수요만 6766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교체 주기가 도래한 학생용 디지털 학습기기 ‘디벗’의 교체 예산도 전액 반영하지 못했으며, 마음건강(182억 원)과 기초학력 보장(329억 원) 예산 역시 교부금 산정 기준상 재정수요를 충분히 채우지 못했다.
문제는 내년 중 추경을 통한 재원 보충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그동안에는 내국세 정산을 통해 추가 재원이 생기면 추경에 투입해 급한 시설 공사와 학생 지원사업을 메웠으나, 정부가 추진 중인 교부금 개편안(내국세 연동제 폐지 및 경제성장률·학령인구 변화율 반영)에 따라 정산재원 확보 방식이 바뀌면 내년도 추경 재원 자체가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재정 난항 속에서도 ‘학교는 든든하게, 배움은 깊게, 미래는 넓게’라는 3대 편성 방향 아래 핵심 교육사업에 총 1조 607억 원을 집중 배정했다.
먼저 ‘마음이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조성에 4605억 원을 투입한다. 심리·정서적 고위기 학생의 치유와 회복을 전담할 ‘마음회복학교(가칭)’ 설립(49억 원)과 단위학교 학생맞춤통합지원(172억 원) 등 마음건강 지원에 359억 원을 편성했다.
내진보강·석면제거 등 학교 안전환경 조성(3308억 원)과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폐 건강검진 등 급식종사자 안전 지원(573억 원), 학교폭력 예방 및 회복 지원(119억 원)에는 총 4113억 원을 반영했다. 교육활동 침해 긴급대응팀(SEM119) 운영 등 교원 보호에도 68억 원을 배정했다.
‘기초학력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배움’ 영역에는 1784억 원을 편성했다. 수업 중 맞춤교육부터 학교 안팎 지원까지 잇는 3단계 기초학력 안전망 구축에 329억 원, 특수학교 설립 및 치료 지원 등 특수교육 내실화에 749억 원, 학교 밖 청소년·대안교육 지원에 158억 원, 이주배경학생 맞춤 지원에 70억 원, 유아 무상교육(기본교육비) 지원에 95억 원을 각각 투입한다.
아울러 수학·과학 융합인재 육성(135억 원), 독서문화 조성(26억 원), 서·논술형 평가(12억 원), 문해력·수리력 신장(7억 원) 등 수업·평가 혁신에 180억 원을 배정하고, 지역·대학 연계 방과후 돌봄(62억 원)과 농촌유학·생태전환교육(15억 원) 등에도 203억 원을 들인다.
‘미래교육 환경 및 성장기회 확대’에는 4218억 원을 반영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교육 지원(567억 원) 및 디지털 인프라 구축(173억 원)에 740억 원을 투입하고, 체육교육(229억 원)·진로설계(130억 원)·예술교육(98억 원)과 교사 안전관리 부담을 덜어주는 현장체험학습 지원(43억 원)에 500억 원을 편성했다.
특히 미래형 학교공간 재구조화(2875억 원)와 함께 폐교를 활용해 시니어 전용 평생교육시설을 짓는 ‘슬로우캠퍼스(가칭)’ 조성(32억 원), 에너지 자립형 ‘햇빛이음학교’ 조성(37억 원) 등 교육공간 혁신에 2978억 원을 투자한다.
이번 예산안은 국회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심의 결과에 따라 규모가 변동될 수 있으며, 오는 12월 23일까지 서울시의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노후 학교시설 개선과 디벗 교체 등 학교 현장에 꼭 필요한 사업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필요한 배움과 안전 투자까지 줄일 수는 없는 만큼, 교부금 개편 과정에서 실제 교육재정 수요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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