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원 어피닛 대표 [사진=어피닛]
세계 주요국 가운데 성장 속도가 단연 눈에 띄는 나라는 어디일까. 인도다. 세계은행은 인도의 2026~2027회계연도 경제성장률을 7.1%로 전망했다. 인도에서도 유독 빠르게 커지는 시장은 핀테크다. 인도 핀테크 시장은 2027~2032년 연평균 16.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가 달리고, 금융은 더 빠르게 달리는 셈이다. 그 현장에서 어피닛도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5.8% 늘어난 1123억원으로 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장률의 차이는 새로운 수요가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왜 인도에서는 금융이 들썩일까. 소득과 소비의 확대가 디지털 인프라와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5200만대였다. 올해 3월 신용카드 유통량은 1억1863만장으로, 1년 사이 875만장 늘었다. 다만 스마트폰 한 대가 팔린다고 새 고객 한 명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기 안에서 결제와 신용, 보험이 연결되며 경제활동의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는 필요한 시점에 사업 자금을 마련하고, 소비자는 지출을 계획하며 새로운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금융 접근성의 확대는 단순히 거래 건수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생활과 사업의 가능성을 넓히는 일이다.
금융의 변화가 소비의 기회로 이어진다면, 금융회사도 그 다음 시장을 함께 살펴야 한다. 어피닛이 지난 10월 '프리 유니콘 인디아' 프로그램으로 향수와 화장품 창업가들의 인도 시장 조사를 지원한 이유다. 향수, 스킨케어, 에스테틱, 립 제품 분야 참가자들은 엿새 동안 현지 기업·기관 10곳을 만나고 소비자를 인터뷰했다. 어피닛 임직원들도 설문과 인터뷰에 참여해 현지 직장인의 반응을 확인하도록 도왔다. 마지막 날에는 현지 대학생 100여명 앞에서 제품과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었다. 성장률이 적힌 보고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가격과 취향, 구매 경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좋다는 반응을 듣는 것보다 실제로 돈을 내고 살 이유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거대한 인도를 각자의 첫 고객이 있는 시장으로 바꿔보는 과정이었다.
인도의 기회를 대기업의 공장이나 대규모 투자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의 대인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7% 늘었다. 소비자의 취향을 읽는 작은 브랜드에도 기회가 있다는 신호다. 물론 14억 인구가 곧바로 내 고객이 되지는 않는다. 지역과 소득, 언어에 따라 생활방식이 다르고, 한국에서 통하던 가격과 판매 방식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보다 빠른 현장 확인이다. 처음부터 인도 전체를 공략하기보다 특정 도시, 특정 고객의 불편 하나를 해결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한국에서 익숙한 '좋은 제품'의 기준부터 현지 고객에게 다시 물어야 한다. 12년 전 작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어피닛 역시 한국과 전혀 다른 인도 시장에서 고객을 이해하는 것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더 큰 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는 창업가라면 인도를 눈여겨봐야 한다. 핀테크 사업을 하며 만난 자영업자와 소비자, 그 접점에서 축적한 데이터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수요를 살펴보는 창이 된다. '경제활동과 소비 의지는 커지는데 이를 뒷받침할 상품과 서비스는 충분한가', '고객이 원하는데 아직 제공되지 않거나, 있어도 이용하기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 등 인도 진출은 그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미 완성된 시장에서 고객을 뺏어오는 것보다, 충족되지 않은 수요를 찾아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싶은 창업가에게 인도는 매력적인 무대다. 시장 규모가 기회의 크기를 말해준다면, 고객의 일상은 그 기회를 어디서부터 잡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필요한 것은 인구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고객에 대한 더 구체적인 가설이다. 다음 성장의 기회를 찾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그 가능성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왜 인도에서는 금융이 들썩일까. 소득과 소비의 확대가 디지털 인프라와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5200만대였다. 올해 3월 신용카드 유통량은 1억1863만장으로, 1년 사이 875만장 늘었다. 다만 스마트폰 한 대가 팔린다고 새 고객 한 명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기 안에서 결제와 신용, 보험이 연결되며 경제활동의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는 필요한 시점에 사업 자금을 마련하고, 소비자는 지출을 계획하며 새로운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금융 접근성의 확대는 단순히 거래 건수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생활과 사업의 가능성을 넓히는 일이다.
금융의 변화가 소비의 기회로 이어진다면, 금융회사도 그 다음 시장을 함께 살펴야 한다. 어피닛이 지난 10월 '프리 유니콘 인디아' 프로그램으로 향수와 화장품 창업가들의 인도 시장 조사를 지원한 이유다. 향수, 스킨케어, 에스테틱, 립 제품 분야 참가자들은 엿새 동안 현지 기업·기관 10곳을 만나고 소비자를 인터뷰했다. 어피닛 임직원들도 설문과 인터뷰에 참여해 현지 직장인의 반응을 확인하도록 도왔다. 마지막 날에는 현지 대학생 100여명 앞에서 제품과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었다. 성장률이 적힌 보고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가격과 취향, 구매 경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좋다는 반응을 듣는 것보다 실제로 돈을 내고 살 이유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거대한 인도를 각자의 첫 고객이 있는 시장으로 바꿔보는 과정이었다.
인도의 기회를 대기업의 공장이나 대규모 투자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의 대인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7% 늘었다. 소비자의 취향을 읽는 작은 브랜드에도 기회가 있다는 신호다. 물론 14억 인구가 곧바로 내 고객이 되지는 않는다. 지역과 소득, 언어에 따라 생활방식이 다르고, 한국에서 통하던 가격과 판매 방식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보다 빠른 현장 확인이다. 처음부터 인도 전체를 공략하기보다 특정 도시, 특정 고객의 불편 하나를 해결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한국에서 익숙한 '좋은 제품'의 기준부터 현지 고객에게 다시 물어야 한다. 12년 전 작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어피닛 역시 한국과 전혀 다른 인도 시장에서 고객을 이해하는 것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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