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유해성분 첫 공개…전자담배 키우는 업계, 마케팅 전략 변수로

  • 465개 제품 성분 공개…업계 "검출량 차이도 설명 필요"

  • 정부, 멘톨 규제 검토·신제품 검사 강화…업체들 대응 주목

김현선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내에서 판매 중인 담배 제품의 품목별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선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내에서 판매 중인 담배 제품의 품목별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자담배 시장 확대에 힘을 쏟아온 담배업계가 유해성분 정보공개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았다. 정부가 일반담배와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처음 공개하고 특정 제품이 덜 해롭다는 식의 홍보에 경고를 내놓으면서다. 업계에서는 검사 결과를 수용하면서도 담배 유형별 성분 검출량 차이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는 29일 담배유해성관리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465개 제품의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궐련 256개, 궐련형 전자담배 104개, 액상형 전자담배 105개가 대상이다. 정부가 담배 제품별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표는 전자담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궐련 판매량은 2017년 34억4000만갑에서 2024년 28억7000만갑으로 감소했지만 전자담배 판매량은 같은 기간 8000만갑에서 6억6000만갑으로 증가했다.
 
주요 담배업체들은 올해도 비연소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을 확대했다. KT&G는 지난달 ‘릴 토니노 람보르기니’를 출시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군을 강화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8월 액상형 전자담배 ‘비브 인프라임’을 국내에 선보였고, BAT로스만스도 같은 달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글로 하이퍼 프로 플러스’를 출시했다. JTI도 지난 4월 궐련형 전자담배 ‘플룸 아우라’를 내놓고 이달 전용 스틱도 확대했다.
 
이번 검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보면 일반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검출 양상에는 차이가 있었다. 조사 대상 인체발암물질 11종 가운데 궐련에서는 11종이 검출된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4종이 확인됐다. 나머지 7종은 궐련형 전자담배 전 제품에서 정량한계 미만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는 일반 궐련에서 개비당 39.5~181㎍(마이크로그램),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5.4~12.1㎍이 검출됐다. 벤조피렌은 일반 궐련 256개 제품 중 255개에서 확인됐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104개 중 1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다만 정부는 특정 성분의 검출량이 적거나 정량한계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제품이 덜 해롭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분별 독성과 복합 노출, 사용량 등에 따라 건강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담배업계의 한 관계자는 “검사 수치는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나온 것이어서 수치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이 없다”면서도 “검출 범위뿐 아니라 성분별 검출량의 차이도 설명돼야 흡연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담배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검사 결과 일부를 발췌하거나 단순 비교해 특정 제품이 덜 유해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광고·홍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멘톨 등 가향 성분의 관리 방안도 검토한다. 신제품 유해성분 검사 의뢰 시점을 판매 개시 후 1개월 이내로 앞당기고 검사 대상 성분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해성분 공개가 곧바로 담뱃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정부 발표에 담뱃세 인상이나 제조사 판매가격 조정에 관한 확정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검사와 정보 공개 취지에는 협조하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 정책이 나오더라도 관련 기준에 맞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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