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10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시는 전국 402개 고등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세부 분석은 사이버대·폴리텍대·대학원대학 등을 제외한 316개교(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 192개교, 전문대학 124개교)의 ▲사립대 수익용 기본재산 및 법정부담금 현황 ▲기숙사 수용률 및 납부제도 ▲대학 강의 공개 현황 ▲학생 1인당 도서관 자료 구입비 ▲폭력예방교육 이수 현황 등 5개 핵심 항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사학 수익용재산 확보율 100.5%→96.2% ‘뚝’…분모 커진 기준액 못 따라가는 법인 전입금
2025년 공시와 비교해 가장 큰 변동 폭을 보인 항목은 사립대 법인의 재정 지표다. 올해 4년제 사립대(154개교)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96.2%로 지난해(100.5%)보다 4.3%포인트 하락했다.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지난 2023년 83.3%에서 2024년 96.9%, 지난해 100.5%로 꾸준히 오르며 법정 기준치를 넘어섰으나 불과 1년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밀려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대학이 107.8%에서 102.9%로 4.9%포인트 내렸고, 비수도권 대학은 88.9%에서 85.4%로 3.5%포인트 떨어져 수도권과의 격차(17.5%포인트)가 여전히 컸다.
그럼에도 확보율이 떨어진 것은 산식의 분모에 해당하는 ‘확보기준액’이 11조 5469억 원에서 12조 3164억 원으로 1년 새 7695억 원이나 불어났기 때문이다. 현행 대학설립·운영 규정상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은 대학의 ‘연간 학생 등록금 및 수강료 수입액 합계’와 연동된다.
즉 일부 대학의 등록금 인상과 재학생 수 증가(4년제 사립대 기준 약 3만 1800명 증가) 등으로 교비회계 내 등록금·수강료 수입 외형은 커졌지만, 정작 학교법인이 이에 상응하는 속도로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충하지 못하면서 확보율이 뒷걸음질 친 셈이다.
사학법인이 교직원의 사학연금·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산재보험 등을 대신 내주는 ‘법정부담금 부담률’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확인됐다.
2025년 회계연도 기준 4년제 사립대 법인의 법정부담금 부담률은 53.1%로 전년(54.3%)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49.7%에서 매년 꾸준히 오르던 추세가 4년 만에 꺾인 것이다.
법인이 실제 부담한 총액은 3609억 원에서 3614억 원으로 5억 원가량 소폭 늘었지만, 법인이 마땅히 내야 할 의무 기준액이 6651억 원에서 6806억 원으로 155억 원 증가한 탓이다.
특히 비수도권 사학법인의 재정 악화가 심각했다. 수도권 4년제 사립대는 부담액이 2094억 원에서 2155억 원으로 늘어 부담률이 55.8%(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로 선방한 반면, 비수도권 사립대는 법인 부담액 자체가 1515억 원에서 1459억 원으로 56억 원 쪼그라들면서 부담률이 전년 52.0%에서 49.6%로 2.4%포인트 하락해 50% 선이 무너졌다.
전문대의 사정은 더욱 열악해 전체 법정부담금 부담률이 22.2%에서 21.3%로 0.9%포인트 떨어졌으며, 비수도권 전문대의 법인 부담률은 19.2%에 불과해 법정부담금의 80% 이상을 학생 등록금 등 교비에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컬대학 통폐합에 대학 6곳 감소…‘1인실 선호’가 바꾼 기숙사 풍경
거시적인 고등교육 생태계 측면에서는 대학 구조조정이 통계로 가시화됐다는 점이 지난해 공시와의 뚜렷한 차별점이다.올해 전체 공시 대상 대학은 402개교(일반·교육대 222개, 전문대 136개, 대학원대 44개)로 지난해보다 6개교가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정부의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강원대-국립강릉원주대 ▲국립목포대-전남도립대 ▲국립창원대-경남도립남해대-경남도립거창대 등 국립대 간 통합, 국립대-공립 전문대 간 통합, ▲원광대-원광보건대 간 일반대·전문대 통합이 단행됐고, 재정난을 겪던 광양보건대가 지난 8월 말 최종 폐교된 데 따른 결과다.
학생들의 주거 여건을 보여주는 기숙사 지표에서는 ‘방 수는 늘었는데 수용률은 떨어지는’ 역설이 이어졌다.
올해 4년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1.7%로 지난해(22.2%)보다 0.5%포인트 감소했고, 전문대 역시 15.0%에서 14.2%로 0.8%포인트 낮아졌다. 4년제 대학의 전체 기숙사 호실 수는 지난해 15만 6624실에서 올해 15만 8204실로 1580실이나 늘어났음에도 수용률이 하락한 것은,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대학생들의 선호에 맞춰 대학들이 다인실을 줄이고 1인실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4년제 대학의 기숙사 1인실은 지난해 1만 6145실에서 올해 1만 7169실로 1년 새 6.3%(1024실) 증가하며 최근 4년 평균 6.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4인실 이상 다인실은 1만 6291실에서 1만 6120실로 1.1% 감소(4년 평균 4.9% 감소)했다. 전문대 역시 최근 4년간 1인실이 연평균 24.4% 급증한 반면 4인실 이상은 연평균 5.1%씩 줄어드는 추세다.
지역별 기숙사 수용률은 4년제 기준 비수도권(25.2%)이 수도권(17.3%)보다 높았으나, 두 지역 모두 전년 대비 0.5%포인트씩 수용률이 하락해 수도권 통학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이 여전히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행히 기숙사비 납부 방식은 학생 친화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올해 4년제 대학 기숙사 252곳 가운데 카드 납부가 가능한 곳은 61곳(24.2%)으로 전년(53곳)보다 8곳 늘었고, 현금 분할납부를 허용하는 기숙사도 79곳에서 92곳(36.5%)으로 13곳 증가했다.
반면 목돈을 계좌이체 등 현금으로 한 번에 내야 하는 일시납 기숙사는 149곳에서 144곳(57.1%)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전문대 기숙사(112곳)의 경우 여전히 77.7%(87곳)가 현금 일시납을 고수하고 있고, 카드 납부 가능 기숙사는 오히려 전년 12곳에서 11곳(9.8%)으로 1곳 줄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온라인 공개강좌·도서관 투자도 ‘수도권·4년제’ 독주…지방 전문대는 역주행
대학의 디지털 교육 혁신과 학술 인프라 투자를 가늠하는 지표에서는 수도권 4년제 대학의 약진과 비수도권·전문대의 정체가 극명하게 엇갈렸다.지난해 기준 4년제 대학의 온라인 공개 강좌 수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 2262개와 고등교육 교수학습자료 공동활용체제(KOCW) 543개를 합쳐 총 2805개로 전년(2485개) 대비 12.9% 증가했다. 특히 K-MOOC 강좌가 1892개에서 2262개로 크게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지역별 증가율을 뜯어보면 수도권 4년제 대학은 공개 강좌 수가 1264개에서 1496개로 18.4%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1221개에서 1309개로 7.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문대(전체 164개, 전년 대비 23.3% 증가)에서는 이러한 쏠림이 더욱 심해, 수도권 전문대가 98개에서 127개로 29.6% 늘어나는 동안 비수도권 전문대는 35개에서 37개로 단 2개(5.7%) 추가되는 데 머물렀다.
학술 연구의 기초 체력인 ‘학생 1인당 도서관 자료 구입비’에서는 일반대와 전문대 간 양극화가 한층 벌어졌다.
4년제 대학의 지난해 학생 1인당 도서관 자료 구입비는 평균 15만 7697원으로 전년(15만 2443원) 대비 3.4% 증가했다. 설립별로는 국공립대(21만 3210원, 5.4% 증가)가 사립대(14만 7원, 2.3% 증가)를 크게 앞질렀고, 지역별로는 수도권 대학(19만 2119원, 4.4% 증가)이 비수도권 대학(12만 8508원, 2.4% 증가)보다 학생 1명당 연간 6만 3600원가량 더 많은 도서·학술자료를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문대의 학생 1인당 도서관 자료 구입비는 평균 2만 4173원으로 전년(2만 4971원)보다 오히려 3.2% 감소했다. 4년제 대학 평균의 15.3%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다.
특히 비수도권 전문대의 경우 전체 자료 구입비 총액 자체를 전년 약 46억 3000만원에서 45억 5000만원으로 줄이면서, 학생 1인당 구입비가 2만 3879원에서 2만 2561원으로 5.5%나 깎였다. 등록금 동결 장기화와 물가 상승 여파 속에서 재정 여력이 취약한 지방 전문대들이 도서관 장서 구입 예산부터 긴축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등 폭력예방교육 이수율은 4년제 대학의 경우 교직원이 82.9%(전년 대비 1.7%포인트 상승), 재학생이 60.2%(1.9%포인트 상승)를 기록하며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다.
특히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국공립대 재학생 이수율이 50.4%에서 53.4%로 3.0%포인트 올랐으나, 여전히 사립대 재학생 이수율(62.3%)보다는 8.9%포인트 낮아 국립대 학생들의 교육 참여를 독려할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반면 전문대는 교직원(86.8%, 0.9%포인트 하락)과 재학생(69.4%, 0.1%포인트 하락) 모두 전년보다 이수율이 소폭 뒷걸음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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