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주요 7개국(G7) 온라인 정상회의 불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총리와 외무상이 서로 다른 불참 사유를 내놓은 데다 회의 당일 자민당 간부들과 회식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야권과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다카이치 총리 대신 외무심의관이 G7 온라인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회의 시간이 약 30분이고 일본 측 발언 기회도 수분에 불과해 대리 참석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지난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회의 시간이 직전에야 확정돼 대형 디스플레이 설치와 통신망 연결 등 온라인 회의 준비를 제때 마치기 어려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총리와 외무상이 서로 다른 해명을 내놓은 셈이다.
두 사람의 설명이 엇갈리자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의원은 "모순된다. 어느 쪽이 사실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모테기 외무상은 총리가 언급한 디스플레이 문제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쓰지모토 의원이 회의 개최 시간이 언제 통보됐는지도 따져 물었지만, 모테기 외무상은 외교상 협의에 관한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나카니시 유스케 관방부장관도 외교 업무는 외무성 소관이라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쓰지모토 의원은 "무책임하다. 다카이치 정권의 외교는 어디가 컨트롤타워냐"며 회의 불참 경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G7 온라인 정상회의 불참은 이례적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2020년 3월 이후 열린 G7 온라인 정상회의 17차례 가운데 일본 총리가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모두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당일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간부들과 회식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지난 2일 G7 온라인 정상회의는 일본시간 오후 9시 30분에 시작됐다.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총리 대신 당시 미국 워싱턴에 머물던 엔도 가즈야 외무심의관이 참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45분께까지 총리 공저에서 막후 실력자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등 당 간부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이에 쓰지모토 의원은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회식 일정을 진행한 것이 적절했는지 따져 물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식과 정상회의 불참은 무관하다며,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공저에서 사흘 뒤 예정된 소신표명연설 원고를 작성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프랑스의 요청으로 회의가 급히 개최됐으며 대리 참석도 허용됐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 등 일부 정상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야권에서는 주요국 정상 간 외교 무대에 직접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쓰지모토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총리 스스로의 판단으로 일본이 세계의 변두리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다른 야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오카모토 미쓰나리 공명당 대표는 영국 총리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일본 총리의 불참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도 정상 간 외교에서는 총리의 역할을 다른 사람이 대신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일본 언론도 정부 측 설명이 엇갈리는 점을 지적하며 불참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야권은 불참 결정이 누구의 판단으로 이뤄졌는지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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