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법무장관 검증 삼킨 '공소취소 블랙홀'…대통령의 "재판 받겠다" 한마디면 끝난다

법무부 출처연합뉴스
법무부 [출처=연합뉴스]
법무부 장관 후보가 박균택·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압축됐다고 한다. 새 법무부 장관에게는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이제 막 출범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공소청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중수청·경찰과의 권한과 책임을 정리해야 한다. 수사 지연과 사건 떠넘기기, 피해자 보호 공백도 막아야 한다.
 
법무부 장관 후보라면 마땅히 이런 문제로 검증받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질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하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백현동·성남FC·대북송금 사건 변호에 참여했고, 양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당 법률위원장을 맡아 사법리스크 대응에 관여했다. 두 후보가 이 대통령의 법률 대응에 관여한 만큼 대통령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또한 공소취소는 수사·기소기관의 정치적 독립과 관련한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후보자에게 아무리 확답을 받아도 논란이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전임 김승원 후보자의 사례가 그렇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여부를 검토하도록 지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법령과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별도 인터뷰에서는 공소유지는 담당 검사가 결정할 문제라며 자신이 지휘권 행사를 검토할 생각이 없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공소취소 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왜일까. 이 대통령 본인이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대통령 자신의 사건에 대해 공소취소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거나, 최소한 임기가 끝난 뒤 재판을 받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사건을 포함한 과거 검찰 수사의 성격부터 문제 삼았다. 이 대통령은 “저로서는 알고 있는 진상이 있다”고 했고 “지난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별도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견지했다.
 
그러나 “임기가 끝난 뒤 재판을 받겠느냐”에는 답이 없었다. 바로 이 공백이 지금까지 공소취소 논란이 사라지지 않는 근본 이유다. 대통령의 확답 없이는 법무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조작기소 주장을 막자는 얘기가 아니다. 진상을 조사할 수도 있고 위법수사가 확인되면 책임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과 대통령 자신의 유·무죄를 법원이 판단하도록 하는 것은 얼마든지 병존할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말은 복잡하지 않다. “내 사건의 유·무죄는 임기 뒤 법원에서 판단받겠다” 이 한 문장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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