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포옹도 허락받아라"…논란 끝 철회된 광고

  • 아일랜드 공익 캠페인에 법무장관까지 반발…동의 교육의 경계 논란

사진광고 영상 캡처
[사진=광고 영상 캡처]

가족 간 신체 접촉에도 상대방의 동의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익성 광고가 논란 끝에 철회됐다. 

아일랜드 공영방송 RTÉ와 아이리시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 성폭력피해지원센터(DRCC)는 지난 22일 조부모와 손주의 포옹을 소재로 제작한 동의 교육 광고를 소셜미디어에서 삭제했다.

논란이 된 영상은 DRCC가 진행하는 '위 컨센트'(We-Consent) 캠페인의 일부다.

광고에는 손주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방문한 조부모가 등장한다. 어린 남자아이는 반갑게 조부모를 끌어안지만, 뒤에 서 있던 여자아이는 할머니가 다가오자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이후 영상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포옹이라도 누구나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가까운 가족 사이에서도 상대방의 의사를 살피고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해당 광고는 온라인에서 확산한 뒤 큰 반발을 샀다. 일부 정치인들은 아이를 사랑하는 조부모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부적절한 것으로 비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짐 오캘러헌 아일랜드 법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오캘러헌 장관은 영상이 조부모에게 부적절하고 모욕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의 삶에서 애정 어린 조부모의 존재가 갖는 긍정적인 의미도 강조했다.

동의의 개념을 교육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해당 영상이 그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DRCC는 20회가 넘는 동의 관련 워크숍에서 나온 참가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 상황을 광고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이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던 경험을 공유했고, 광고에 등장하는 상황 역시 워크숍에서 자주 언급됐다는 것.

다만 영상에 쏟아진 부정적인 반응이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동의 교육이라는 본래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광고를 삭제했다.

논란은 영상 철회로 끝나지 않았다. 아일랜드 시민자유위원회(ICCL)는 법무장관의 개입을 문제 삼았다. 정부 지원을 받는 비영리단체의 활동에 장관이 영향력을 행사해 영상을 내리도록 압박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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