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주소를 두지 않은 병역명문가도 도내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 등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이 추진된다. 국가가 동일한 기준으로 선정한 병역명문가에 대해 거주지역에 따라 달리 적용했던 지원 기준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경상남도의회 김순택 의원은 지난 19일 병역명문가 예우에 관한 거주지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의 '경상남도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조례는 병역명문가의 3대 가족 중 한 명 이상이 경남에 주소를 두고 실제 거주해야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러한 거주 요건이 삭제돼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병역명문가도 경남도가 제공하는 예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김 의원은 전화 인터뷰에서 "병역명문가는 특정 지역을 위해 기여한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라며 "거주지 제한을 없애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병역명문가는 3대에 걸쳐 현역 복무 등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가문을 병무청이 선정하는 제도다. 2004년 도입됐으며, 선정된 가문에는 공공시설 이용료와 주차료 감면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도의회가 제시한 병무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전국에서 3만3748가문, 15만9940명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경남은 7월 말 기준 1491가문, 예우대상자 7478명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병역명문가 선정은 국가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실제 예우는 지방자치단체별 조례에 따라 달랐다.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200곳이 거주지 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러한 지역별 예우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18일 '병역명문가 예우 지역제한 규제 개선 방안'을 의결하고, 같은 달 26일 병무청과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조례 정비를 권고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거주지 제한 폐지와 함께 예우대상자의 범위와 확인 절차를 명확히 하는 내용도 담겼다. 병역명문가의 병역이행자를 '예우대상자'로, 부모·배우자·자녀를 '예우대상자 가족'으로 규정했다.
주요 행사 초청과 포상 등 예우 사항을 정비하고, 경남도가 설치·관리하거나 위탁 운영하는 시설의 이용료·입장료·주차료 등의 감면 대상도 구체화했다. 감면을 받을 때 필요한 병역명문가증과 신분증 제시, 가족관계 확인 절차도 명시했다.
김 의원은 예우대상자의 가족 범위에 대해서는 기존 조례와 비교해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이번 개정은 거주지 제한 폐지와 적용 기준 정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용 인원이 많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병역명문가의 희소성과 상징적 의미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3대가 모두 정상적으로 병역을 마친 가문이어서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귀하기 때문에 예우가 소중한 측면이 있다"며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혜택이 대단한 규모라기보다는 이분들을 명예롭게 대우하자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경남도 조례가 개정되더라도 다른 지역의 병역명문가 예우 제한까지 동시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 지자체가 별도로 운영하는 조례에 따라 혜택 적용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남에 거주하는 병역명문가가 다른 지역의 공공시설을 이용할 경우 해당 지자체에 거주지 제한이 남아 있다면 여전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지역 간 적용 차이에 대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조만간 정비될 것으로 본다"며 "다른 지자체들도 순차적으로 개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울산시는 지난 9월 병역명문가 예우에 관한 거주지 제한 폐지를 추진했으며, 경북도의회에서도 관련 조례 개정안이 지난 7일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는 등 지역별 제도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김 의원은 "병역명문가에 대한 예우는 특정 지역이 아닌 국가를 위한 헌신을 존중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거주지에 따라 예우가 달라지는 문제를 개선하고, 병역이행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례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1월 3일부터 열리는 제438회 경상남도의회 정례회에서 문화복지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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