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들 "대주주 지분 장외서 먼저 사는 의무공개매수안 재검토해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이 국회가 추진 중인 의무공개매수제도에 대해 본회의 처리를 보류해 달라고 촉구했다.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전량 매수할 수 있도록 하면 지배주주는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할 수 있는 반면 일반주주는 일부만 팔거나 아예 매각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이어 28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에 대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운용사들은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자체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 정무위안이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사들이는 ‘선행매수’를 허용하고, 이후 ‘50%+1주’에 부족한 물량만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하도록 한 점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배주주가 지분 40%를 가진 회사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인수자는 지배주주 지분 40%를 장외에서 먼저 전량 매수한 뒤 일반주주에게서는 10%+1주만 추가로 사들이면 된다. 일반주주가 모두 공개매수에 응하더라도 보유주식의 일부만 팔 수 있는 구조다. 지배주주 지분이 이미 과반이라면 일반주주에게 돌아갈 공개매수 물량이 사실상 없을 수도 있다.
 
운용사들은 이에 따라 쟁점은 공개매수 비율을 50%로 할지 100%로 할지가 아니라,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에게 같은 매각 기회를 보장하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는 지배주주도 공개매수에 함께 참여시키고,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가격과 안분비례 원칙을 적용하는 ‘비례적 공개매수’ 방식을 제안했다. 이 경우 인수자가 매수하는 전체 주식 수와 인수자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보유 지분을 같은 비율로 매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운용사들은 해외 주요국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일본은 일정 수준 이상 지분 취득 시 공개매수를 거치도록 해 선행매수를 제한하고, 영국·EU·홍콩·싱가포르 등은 선행매수를 허용하더라도 잔여주식 전부에 매수 제안을 하도록 해 일반주주를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은 “같은 가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같은 비율로 팔 수 있는 기회까지 보장해야 한다”며 10월 1일 본회의 처리를 보류하고 일반주주와 기관투자자, 기업, M&A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개 논의를 거쳐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라이프자산운용, 레인메이커자산운용, 머스트자산운용,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VIP자산운용, 블래쉬자산운용, 슬기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캄투자일임, 쿼드자산운용, 타이거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페트라자산운용과 해외 운용사 MY.ALPHA Management, Oasis Management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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