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농촌 근로자들에게 한국 계절근로가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과 어업 분야에서 최장 8개월간 일하면 생활비 등을 빼고도 최대 1500만원 안팎을 모을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중개업자의 수수료 요구와 근무 환경, 계약 이탈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6개 성·시서 1만8000명 이상 한국 계절근로
29일(현지 시각) 베트남 노동당국 등에 따르면, 베트남 16개 성·시는 한국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지금까지 1만8000명 이상의 계절근로자를 한국에 보냈다. 이들은 주로 농업과 어업 현장에서 3~8개월 동안 일한다.
팜 딘 록 베트남 내무부 해외노동관리국장은 전날 관련 회의에서 약 5년간 계절근로 사업을 시행한 결과를 두고 "매우 긍정적이고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농업 경험이 있는 근로자가 참여하기 좋고 비교적 나이가 많은 농민에게도 취업 기회가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부 쯔엉 장 해외노동관리국 부국장은 "근로기간이 현재 8개월까지 늘어났다"며 "저소득 가구에는 매우 큰돈으로 빈곤을 줄이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닥락성은 한국 계절근로자 파견을 확대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닥락성 내무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계약직으로 일할 근로자도 2400명 이상으로, 이 가운데 한국 계절근로자는 약 1360명이다.
닥락성은 해외 취업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한국 등 해외에서 일하려는 주민에게는 출국 전에 채용 조건과 임금, 비용, 근로자의 권리 등을 안내한다. 해외 취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고 근로자가 조건을 충분히 확인한 뒤 일자리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중개수수료·근무환경·계약 이탈 문제는 '숙제'
다만 한국 계절근로에 대한 리스크도 있다. 베트남 당국은 중개업자의 수수료 요구와 현지 근무 여건, 계약을 지키지 않고 사업장을 떠나는 사례를 주요 문제로 짚었다.
한국 계절근로 사업은 양국 지방정부가 직접 협약을 맺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원칙적으로 파견업체나 개인 중개인이 근로자를 연결하고 돈을 받는 구조가 아니다. 하지만 실제 모집 과정에서는 일부 업체와 개인이 개입해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자와 항공권, 건강검진 등의 정상적인 비용은 행정비용을 포함해 약 2000만동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기에 3000만~4000만동의 추가 비용이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강도와 작업 환경도 문제로 지적됐다. 계절근로는 농작물 수확 시기에 일이 집중되기 때문에 장시간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며 겨울에는 추운 날씨 속에서 야외 작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한국 계절근로 도중 사업장을 무단으로 떠나는 근로자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현재 계절근로자의 계약 이탈률은 3.97%로 집계됐다. 베트남 당국은 근로기간이 최대 8개월까지 늘어난 만큼 사업장을 이탈해 불법 취업이나 불법체류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면서 한국 계절근로 사업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록 국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한국 계절근로 시범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정부가 결의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베트남 당국은 향후 근로자 선발부터 현지 근무, 귀국까지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근로조건과 권익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실제 업무와 임금, 비용을 정확하게 알리고 지방정부 간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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