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핵심 데이터센터에 포스 마쥬어(불가항력)를 통보했다. 오픈AI의 인프라 투자 축소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국채금리 급등이 이달 들어 한꺼번에 겹치면서 부채에 기댄 AI 인프라 투자 구조를 둘러싼 버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뉴멕시코주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캠퍼스 '프로젝트 주피터'의 개발사에 불가항력 통지를 보냈다. 오라클은 이 시설의 핵심 임차인 지위에서 물러나는 대신, 데이터센터가 계획대로 2028년 가동되지 못할 경우 대금 지급을 미룰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인은 전력 공급 차질이다. 2.45GW 규모로 설계된 이 캠퍼스에 가스를 공급할 파이프라인은 규제당국의 잇따른 인허가 반려로 완공 시점이 6개월가량 밀린 2027년 2월 1일로 늦춰졌고, 연료전지 발전설비에 대한 대기질 허가도 아직 나지 않았다.
오라클의 재무 부담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런던의 크레딧 헤지펀드 소나자산운용 분석에 따르면 오라클의 차입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1253억 달러에 달하고, 아직 개시되지 않은 데이터센터 중심의 임차 약정도 2880억 달러 규모다. 6640억 달러에 이르는 수주잔고 가운데 향후 12개월 안에 매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중은 약 13%에 그친다. 수주잔고의 상당 부분은 오픈AI 물량으로 알려졌는데, 오픈AI는 조정 전 기준으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라클은 최근 공시에서 감원 관련 비용 추정치를 약 7억 달러 늘려 2026년 구조조정 계획 총비용을 약 28억달러로 확대했다.
AI 인프라 자금 흐름의 정점에 있는 오픈AI도 속도를 늦췄다. 오픈AI는 9월 20일 2030년까지의 인프라 투자 목표를 기존 1조4000억 달러에서 6000억 달러로 낮춰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엔비디아도 오픈AI에 조건부로 최대 약 1000억 달러를 약속했지만, 최근 참여 규모를 최대 300억 달러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환형 투자 구조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소나자산운용은 AI 산업 전반의 자금조달 3조6000억 달러를 176건 거래, 202개 기업 단위로 분석한 결과 약 120건을 순환성이 높은 거래로 분류했다. 같은 기업이 투자자이자 고객, 공급자로 동시에 등장하는 구조라는 의미다. 오픈AI가 상당수 약정의 중심에 있는 만큼, 오픈AI의 지출이나 자금조달이 둔화되면 오라클과 코어위브, 그 공급망으로 충격이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어위브의 자금 사정도 녹록지 않다. 코어위브는 9월 17일 2033년 만기 30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밝혔고(추가 옵션 5억달러), 발표 직후 주가는 4% 넘게 빠졌다. 6월 말 기준 부채는 356억 달러, S&P글로벌 신용등급은 B+다.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최근 3개월 새 약 500bp에서 800bp로 치솟았다.
금리 환경은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16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023년 이후 첫 인상에 나섰고, 목표범위는 3.75~4%가 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9월 23일 장중 5.1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업 차입이 늘어나면서 투자 수요를 놓고 경쟁하는 채권 공급이 불어난 것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달러 투자적격등급(IG) 회사채 총발행액 가운데 약 24%가 AI 관련 발행사 몫이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9월 24일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예상된다며, 이 때문에 현재 AI 섹터 비중을 시장 대비 낮게(언더웨이트)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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