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란은 더 이상 미국과의 협상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측이 제시한 '7일 휴전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나온 이란 측 반응이다.
방송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미국 측이 회담 후에도 군사 공격과 경제 제재가 이어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측을 신뢰하지 않으며, 어떤 근거로 상호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측은 최근 뉴욕 유엔총회 참석차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이 방미한 것을 계기로 미국 측에 '7일 휴전안'을 제안했다. 초기 조치에 4~5일이 소요되고, 6일째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며, 7일째에 상호 합의한 주제에 대해 최종 협상에 들어가자는 계획이다. 하지만 협상의 주된 내용은 기존에 이란 측이 되풀이한 이란 항구의 해상 봉쇄 해제, 이란산 석유 제재 면제, 이란 자산 120억 달러(약 16조원) 동결 해제 등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또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핵사찰을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25일 CBS 인터뷰에서 마거릿 브레넌 진행자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단이 완전한 접근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는 이란이 사찰단을 허용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적으로 맞다(absolutely correct)"고 말하면서 "그들이 와서 사찰하기를 원한다면, 협상 과정에서 그 특정 사안에 대해 합의와 동의를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핵무기 개발은 하람(이슬람교에서 금지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작 협상의 상대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을 나서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이란)은 크게 지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타결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싶어 한다"면서 "그들은 거래를 하고 싶어 하지만, (그들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해협의 전황에 대해 "우리가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11월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폭격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또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적들이 불화를 조장하고 있지만 이란은 전례 없는 단결과 결속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두 차례 만났으며 한 번은 7시간 동안 면담을 진행해 중요 사안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개전 초기인 2월 말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는 전쟁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그의 참모들은 이달 말까지 뉴욕에 머무르며 물밑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지난 22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으며, 그동안 스티브 윗코프 특사 등 미국 대표단을 만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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