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에 맞불…사우디 '시어' 첫 모델 공개, 신흥국 자체 브랜드 속도

  • 시어, '엑소봇' 세단·SUV 공개…4분기 생산 목표

  • 베트남·멕시코·튀르키예도 전기차 사업 확장

사진시어CEER
[사진=시어(CEER)]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면서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국뿐 아니라 그동안 완성차 산업 기반이 약했던 국가들도 전기차를 새로운 제조업 성장동력으로 삼고 자체 브랜드와 생산기반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자체 자동차 브랜드 시어(CEER)는 전기차 '엑소봇' 세단과 SUV를 선보였다고 22일 밝혔다. 시어는 사우디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최초의 자동차 브랜드로, 국부펀드(PIF)와 폭스콘의 합작회사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엑소봇은 시어가 2030년까지 선보일 7개 차종 라인업의 첫 번째 모델이다. 향후 중형 및 준중형 세그먼트까지 확장되며,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통해 폭넓은 고객층과 가격대를 공략할 계획이다. 

엑소봇은 중동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첨단 자동차 제조 시설 중 하나인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 생산 공장에서 전량 양산된다. 시어는 올 4분기 생산 시작을 목표로, 오는 2034년까지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에 80억 달러(약 300억 리알)를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빈그룹의 대표 전기차 기업인 빈패스트를 기반으로 전기차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전기차 17만5099대를 인도했으며, 올해 1∼7월에도 13만7697대를 판매해 연간 3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전기차 구매 시 등록세 면제와 낮은 특별소비세율을 적용하고 수입 전기차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중남미에서는 멕시코 정부가 주도하는 올리니아가 9만~15만 페소(약 735만~1225만원) 수준의 저가 전기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지 여건을 고려해 일반 가정용 콘센트로 충전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튀르키예 역시 전기차 생산국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튀르키예 자동차 합작투자 그룹인 토그는 지난해 자국 전기차 시장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정부는 토그의 전기차 생산시설을 국자 지원대상으로 지정하고 합작투자와 고용지원,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신흥국이 완성차 시장에 뛰어든 것은 그간 진입장벽이 높았던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후발 주자에게도 시장 진입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엔진과 변속기 중심의 기술력이 배터리·전장·소프트웨어 등으로 이동하면서 부품 수가 줄고 원가 구조도 달라졌다. 전기차 전환이 후발 국가에는 자체 완성차 브랜드와 관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정준하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은 "신흥국은 선진국 대비 낮은 인건비 등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현지 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현지 특화형 모빌리티를 개발하기 쉽다"며 "신흥국 시장 중심으로 전기차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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