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가상의 데이터 세계를 벗어나 물리적 현실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로봇 축제에서는 호텔·물류·보안 등 생활 현장에 곧바로 투입 가능한 로봇이 대거 공개됐고, 국내에서는 LG CNS가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에 경비로봇을 도입하며 로봇의 활동 무대가 주거 공간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스타마켓)에 상장한 중국 유니트리는 첫날 주가가 공모가(150.8위안) 대비 629% 폭등한 1100위안까지 치솟으며 장중 기업가치 4450억 위안(약 92조원), 장 마감 3418억 위안(약 71조원)을 기록했다.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첫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으로 기업공개(IPO) 일반청약 경쟁률은 8000대 1에 달했다.
피지컬 AI가 생활 밀착형 로봇 단계에 진입하면서 로봇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증한 것이 상장 흥행의 배경으로 꼽힌다. 유니트리는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61억 위안(약 1조3000억원)을 신제품 개발과 AI 훈련 모델 연구에 투입해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계획이다.
유니트리가 상장한 날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서 개막한 '2026 세계로봇대회(WRC)'는 이 같은 흐름을 집약해 보여주는 무대다. '인간과 기계의 공생, 생산과 수요의 융합'을 주제로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는 참가 기업이 300개를 넘어서며 2년 전(169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전시품도 3000점을 웃돈다.
약 5만㎡ 규모 전시장은 △스마트혁신관 △스마트융합관 △스마트제조관 △스마트체험관 등 4개 관으로 구성됐으며 유니트리, 유비테크, 갤럭시제너럴, 푸리에 등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 기업이 총출동했다.
전시장에서는 '일하는 로봇'이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푸른색 제복에 경찰모 형태 모자를 쓴 보안로봇 주변에는 인파가 몰렸고, 선전 기반 아스트리봇의 로봇은 집게 모양 손으로 가방을 정리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통번역 AI 기업으로 유명한 아이플라이텍은 굴곡진 무대를 오르내리고 앉은 자세로 짐을 검사하는 로봇을 선보이며 배달·물류센터 투입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회 사전 행사로 열린 호텔용 로봇기술 경진대회에서는 로봇이 물병을 정리하고 침구를 정돈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수건 개기 같은 섬세한 동작은 그간 로봇이 넘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졌던 만큼 기술 도약을 확인시킨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피지컬 AI의 생활 밀착형 적용이 시작됐다. LG CNS는 같은 날 주거시설 관리기업 타워피엠씨와 '보안 로봇 솔루션 서비스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에 사족보행 경비로봇을 도입한다.
양사는 2개월간 기술 검증을 거쳐 4분기 내 실제 운영에 들어간다. 로봇은 LG CNS의 로봇전환(RX)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기반으로 단지 내 공간 구조와 주행 동선, 낙상·화재 등 이상 상황 데이터를 학습해 공용공간과 지하주차장을 자율 순찰한다. 전기차 충전시설에서 고열이 감지되는 등 화재 위험이 포착되면 관리실에 즉시 알린다.
LG CNS와 타워피엠씨는 향후 한남더힐,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래미안원베일리 등에도 경비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경비로봇이 쓰레기를 발견하면 청소로봇에 작업을 요청하는 이기종 로봇 간 협업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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