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노동자 돈으로 '뒷돈' 마련했나…베트남 전 차관 재판서 드러난 해외취업 비리

  • 전 차관·전 국장, 기업에 300억동 넘는 금품 수수 혐의

  • 업체들, 노동자에게 초과 징수해 '대외비' 자금 조성

해당 사건의 피고인들 사진베트남 최고인민검찰원 산하 매체 갈무리
해당 사건의 피고인들 [사진=베트남 최고인민검찰원 산하 매체 갈무리]

베트남 해외취업 인허가 비리 재판에서 한국행 노동자 송출 과정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송출업체들이 노동자에게 규정보다 많은 수수료를 받아 장부 밖에서 관리했고, 이 돈이 해외취업 허가와 한국 E7 비자 절차를 둘러싼 관료들의 금품 수수와 연결됐다는 의혹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19일(현지 시각)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노이 인민법원 재판부는 노동·보훈·사회부와 관련 기업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 28명에 대한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응우옌 바 호안 전 노동·보훈·사회부 차관과 똠 하이 남 전 해외노동관리국장이 업체들의 해외취업 송출 허가 절차를 일부러 까다롭게 만들어 300억동(약 16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호안 전 차관은 앞서 18일 법정에서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업무 처리 자체는 규정대로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조선업 분야의 E7 비자 절차와 관련해 두 해외인력 송출업체가 심사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고, 업체 대표들로부터 사례금 명목의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후 서류는 모두 규정대로 처리했다는 주장이다.

호안 전 차관은 남 전 국장과 업체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받은 57억동은 잘못이며 뇌물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명절과 기념일에 받은 것으로 지목된 100억동에 대해서는 "다른 간부들도 가까운 기업에서 선물을 받는다. 그것은 문화적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행 송출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낸 초과 수수료도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이다. 베트남 해외 취업 알선·송출업체인 소나는 2021~2024년 노동자 1576명을 해외로 송출했으며, 이 가운데 482명이 한국으로 향했다. 

검찰은 소나의 응우옌 득 남 회장과 응우옌 티 뀐 응아 총괄사장이 노동자 1명당 국가 기준보다 1900~5500달러를 더 받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는 계약서에 적힌 정식 수수료만 회계 부서에 넘기고 초과분은 별도로 관리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검찰이 파악한 소나의 장부 외 금액은 292억동이며 이에 따른 세금 손실은 24억동 이상이다. 검찰은 이 돈이 대외 활동비와 해외 중개인 수수료, 국내 협력자 비용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해외 인력 송출 업체인 인쿱3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확인됐다. 인쿱3는 2022~2024년 노동자 293명을 한국으로 보냈으며, 검찰은 응이엠 반딘 대표가 노동자 1명당 국가 기준보다 500~1000달러를 더 받아 회계 처리와 세금 신고에서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쿱3의 장부 외 금액은 60억동이 넘고 세금 손실은 4억3200만동으로 산정됐다.

업체 관계자들은 초과 수수료를 따로 관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자신들이 개인적으로 돈을 챙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은 업체들이 뇌물을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는 강요당한 측면을 고려해 형사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장부 외 자금과 세금 누락에 대해서는 회계 규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호안 전 차관은 한국 E7 비자와 관련한 추가 절차는 남 전 국장이 담당했으며 자신은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들어 추가 절차의 배경도 설명했다. 과거 베트남 업체 6곳이 노동자 794명을 등록 없이 한국으로 보냈다가 돌려보내진 사례가 있어, 해외노동관리국이 한국 측 쿼터에 맞춰 송출 인원을 관리하기 위해 추가 허가 절차를 마련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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