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인공지능(AI)이 생성형 AI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새로운 AI 밸류체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AI 모델부터 반도체, 데이터, 로봇, 응용 서비스까지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다. 아주경제는 글로벌 AI 경쟁 속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AI 밸류체인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상장사들을 만나 사업 전략과 성장 가능성을 살펴본다.
"피지컬 AI는 로봇을 판매하는 사업으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현장 데이터를 쌓는 기업이 시장을 가져갈 것입니다."
최홍섭 마음AI 대표는 최근 판교IT센터 내 위치한 회사에서 이뤄진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이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피지컬 AI의 핵심 경쟁력이 '서비스형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과 AI 모델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수집부터 학습, 운영까지 통합 제공하는 풀스택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014년 설립된 마음AI는 2021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상장한 AI 기업이다. 최근에는 실제 산업현장에 AI를 적용하는 피지컬 AI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전체 매출의 95% 이상이 기업용 AI 플랫폼과 AICC 등을 제공하는 에이전트 AI에서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피지컬 AI 매출이 직전해 4200만원에서 26억4800만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까지 확대됐다.
최 대표는 올해 가장 중요한 마일스톤으로 LG전자와 공동 수행하는 정부의 피지컬 AI 월드모델 개발 과제를 꼽았다. 해당 과제는 제조현장에 적용 가능한 국산 피지컬 AI 기본모델(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사업이다.
그는 "연말까지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공개하고 이와 연계한 대규모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며 "실제 공장에서 작업할 수 있는 자체 양팔 로봇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음AI가 자체 로봇 개발에 나선 이유는 피지컬 AI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존 로봇 판매 방식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로봇을 납품한다고 해서 곧바로 생산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정 데이터 수집과 AI 학습, 반복적인 성능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공장에 로봇을 한 대 들여놨다고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공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GPU를 활용해 모델을 학습한 뒤 다른 공정이 생기면 같은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 고객이 이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음AI는 내년부터 로봇을 판매하는 대신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고객사는 초기 투자 부담 없이 로봇과 AI를 이용하고, 마음AI는 데이터 수집과 원격 운영, 모델 학습, 유지보수를 모두 담당하는 구조다.
피지컬 AI에 대한 시장 분위기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최 대표는 "작년만 해도 소규모 PoC(개념검증)를 수천만원 규모로 수주하기 위해 영업했다면 지금은 프로젝트 단가가 3~4배 커졌다"며 "대기업 제조 프로젝트와 건설, 방산 분야까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계약 규모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연구개발(R&D) 환경도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는 LLM 중심이던 정부 과제가 올해부터 피지컬 AI 분야로 확대됐지만 이를 수행할 기업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정부 과제가 창립 이후 가장 많을 정도로 몰리고 있다"며 "LLM은 수천 개 기업이 경쟁하지만 피지컬 AI는 공급 자체가 부족한 시장이라 프로젝트 단가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피지컬 AI의 진입장벽이 높은 이유로 AI뿐 아니라 하드웨어와 시뮬레이션, 온디바이스 기술까지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이제는 하드웨어가 AI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잘 작동하도록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시대"라며 "AI와 로봇을 따로 개발해서는 상용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음AI는 초기에는 사람이 로봇을 원격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중장기적으로 AI 성능이 향상될수록 한 명이 여러 대의 로봇을 관리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처음에는 사람 한 명이 로봇 한 대를 관리하지만 이후 두 대, 다섯 대, 열 대로 늘어나면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된다"며 "보수적으로 봐도 영업이익률 50% 이상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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