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의 AI지표] 中 오픈웨이트 학계 절반 장악…'큐원' 사용률 압도적

  • 큐원 사용률 60%육박, 라마·미스트랄은 밀려나

사진큐원 홈페이지 캡쳐
[사진=큐원 홈페이지 캡쳐]


글로벌 학계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오픈웨이트 AI 모델을 논문 실험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난 가운데 그 절반가량이 중국 알리바바의 '큐원(Qwen)' 한 모델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형 모델을 선택한 연구자 상당수가 개방성 자체보다는 자국이 만든 모델을 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독일 슈투트가르트대 사회과학연구소 재커리 오쿤 더니빈 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오픈웨이트 모델을 실제로 쓰는 건 누구이며, 그 사용 지형이 중국을 중심으로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를 아카이브(arXiv)에 게재했다.

논문은 학술 데이터베이스 S2ORC에 등재된 논문 2133만8177편 가운데 AI 모델을 실제 실험 도구로 사용한 논문 15만7446편을 추려 계열별·국가별 사용 양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26년 상반기 단일 모델 계열만 사용한 논문 1만6125편 중 오픈웨이트 모델을 쓴 비중은 44%였다. 독점형 모델인 GPT 계열 사용 비중(44.2%)과 사실상 반분한 수치다. 문제는 오픈웨이트 진영 내부 구성이다. 오픈웨이트를 선택한 논문 중 절반에 가까운 49.9%가 큐원이었고, 중국산 오픈웨이트 전체로 넓히면 비중은 60.5%까지 오른다. 오픈웨이트 사용 확대의 실체가 특정 국가의 특정 모델 하나에 편중돼 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미국 메타의 '라마'는 8.6%, 프랑스 미스트랄AI의 '미스트랄'은 0.8%에 그쳤다. 두 모델 모두 2년 전과 비교해 사용 비중이 크게 줄었다. 논문은 라마와 미스트랄이 가중치를 공개했음에도 학계에서 밀려난 반면 큐원과 딥시크는 확산한 배경으로 △성능 경쟁력 △저렴한 이용 비용 △빠른 신모델 출시 주기를 꼽았다. 가중치 공개 자체는 시장 확대를 위한 산업 전략에 가깝고, 공개 여부만으로 채택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는 소속 국가에 따른 모델 선택 격차도 통계적으로 짚었다. 중국 기관 소속 연구자가 오픈웨이트 모델을 선택한 사례는 다른 국가 연구자보다 2.23배 높았다.

다만 이 격차를 '중국 연구자가 개방성을 선호해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논문의 핵심 반론이다. 중국 기관 소속 연구자가 중국이 아닌 나라의 오픈웨이트 모델(라마·미스트랄 등)을 선택할 확률은 15%로, 중국과 연결이 없는 연구자의 18.5%보다 오히려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중국 학계의 오픈웨이트 쏠림이 개방성 자체에 대한 선호가 아니라 자국이 개발한 모델을 우선 채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오픈웨이트 채택률이 12.8%에서 35.8%로 늘어난 증가분 중 중국계 연구자의 기여도는 60.2%에 달했다.

연구는 데이터 결측 문제도 함께 공개했다. 저자 소속 국가 확인이 가능한 비율이 전체 논문에서는 77.1%였지만 오픈웨이트 사용 논문에서는 65.9%, 큐원 사용 논문에서는 49.6%로 낮아졌다. 최신 논문일수록, 오픈웨이트를 쓸수록, 중국계 저자일수록 소속 정보가 비어 있는 경향이 뚜렷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숨기지 않고 결측치를 보정한 민감도 분석 결과도 함께 실었다.

자국 모델 중심의 시장 확장 경쟁에서 한국의 위치는 공백에 가깝다. 논문의 국가 분류 체계는 미·중 두 축으로 설계돼 한국은 별도 식별 없이 '중국 외' 범주로 뭉뚱그려진다. 국내에는 LG AI연구원 '엑사원',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카카오 '카나나', 업스테이지 '솔라' 등 가중치를 공개한 모델이 있지만, 학계에서 실제 얼마나 채택되는지를 이 정도 정밀도로 계측한 연구는 아직 없다.

미국은 독점형 표준을, 중국은 오픈웨이트 표준을 각각 자국 생태계로 굳혀 가는 사이, 한국은 어느 쪽 표준에서도 자국 모델을 자국 학계조차 얼마나 쓰는지 스스로 세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독자 AI파운데이션모델(독파모) 논의가 '모델을 만들었는가'를 넘어 '그 모델을 국내 연구·산업 생태계가 실제로 쓰는가'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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