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는 '동반 성장', K-칩는 '즉시 현금'…보상 격차가 가른 반도체 초격차

  • TSMC, '주식형 보상' 도입 후 이직률 '반토막'

  • 엔비디아, 신입까지 'RSU' 확대…장기 근속↑

  • "현금성 성과금, 불황기 대비·투자 재원 고갈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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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자사주 지급안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는 가운데 현금 선호에 갇힌 국내 보상 구조가 반도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수조 원대 초호황의 결실이 단기 현금성 비용으로 소진되면서 인재 방어는 물론 미래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여력까지 약화시킨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022년부터 임직원 대상 주식 기반 보상제도를 대폭 확대해 운용하고 있다. 치열해진 글로벌 인재 확보전 속에서 핵심 엔지니어의 이탈을 막고, 국가·기업·개인의 이해관계를 하나로 묶기 위해서다.

TSMC는 임직원이 자사주를 매입할 때 구매 금액의 15%를 회사가 지원하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ESPP)을 운용 중이다. 이와 함께 핵심 성과자에게는 주식을 무상 지급하되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제한조건부주식(RSA) 제도도 병행한다.

주식 기반 보상책은 즉각적인 인재 유출 차단 효과로 나타났다. TSMC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6.8%였던 임직원 자발적 이직률은 주식 보상이 본격화된 2023년 3.7%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신입사원의 1년 내 이탈률 역시 같은 기간 17.6%에서 8.9%로 급감했다. 임직원의 70% 이상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경쟁사의 인재 영입 시도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빅테크 역시 주식 보상을 핵심 인재 방어선이자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제한조건부주식(RSU)을 일부 임원이나 고성과자뿐만 아니라 신입 엔지니어를 포함한 전 직원 연봉 패키지에 확대 적용했다. 입사 시 부여된 주식이 최근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핵심 인력의 장기 근속을 이끄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미국 경영컨설팅업체 셈러브로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P500 기업의 95%가 장기 인센티브 수단으로 성과연동주식(PSU) 보상을 도입했다. 2012년(76%)과 비교하면 12년 만에 보상 중심축이 주식으로 빠르게 이동한 것이다.

반면 국내 반도체 업계는 현금성 보상 요구가 강하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 규모 특성상 미래 주식보다 당장의 실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유인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SK하이닉스 노사 협상에서도 사측이 성과급 자사주 지급 카드를 꺼냈으나,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노조 측의 반발에 부딪혀 진통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노사 합의를 이뤘으나 일부 임직원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주가 변동성 우려와 '즉시 현금'을 선호하는 정서가 여전히 팽배한 데다, 주식 보상을 통해 임직원을 장기 파트너로 묶어두려는 경영 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현금 위주의 보상이 기업에 적잖은 재무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입 모은다. 실적 호조기에 확보한 막대한 유동성이 성과급으로 일시 유출될 경우 불황기 대비는 물론 차세대 공정 R&D 및 설비투자에 집행될 핵심 재원이 고갈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실적 호황기에 현금만 대거 유출되면 정작 불황기가 찾아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바닥나게 된다"며 "현금 중심의 보상 구조는 실적 변동성이 극심한 반도체 업황 속에서 재무적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노사 모두의 생존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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