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가직 소방관 인건비, 왜 경기도가 대납하나" 재정개혁 촉구

  • 경기도 소방공무원 10년 새 1.4배·비용 1.8배 증가, 국가 책임 요구

  • 소방 인건비 1조1000억원 중 정부 지원 800억원...세입구조 개혁해

  • 자신의 SNS 통해 "재정 둑 무너져도 메울 수 없는 구조 바꿔야"

사진강대웅 기자
5일 추미애 지사가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재정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대웅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이후에도 인건비와 사업비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현행 재정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방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개혁과 세입구조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추 지사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방주도 성장을 위해 재정개편이 시급하다"며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 따른 경기도의 재정부담과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은 지방재정 구조,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인 경기도가 안고 있는 재정적 한계 등을 잇달아 지적했다.

특히 국가직 소방공무원에 대한 인건비를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현행 구조를 재정개혁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추 지사는 "소방 국가직화를 준비한 지 10년이 됐다"며 "그런데 10년 사이 경기도에 배치된 소방직 공무원은 1.4배 늘고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은 1.8배가 늘었다"며 "현재 경기도가 부담하고 있는 국가직 소방공무원은 약 1만1000명으로, 이들에게 들어가는 경비만 1조5000억원이 넘는다"고 강했다.

이 가운데 인건비에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규모는 약 800억원에 그치고 있으며, 나머지 사업경비 약 4000억원에 대해서도 중앙정부 지원은 약 300억원 수준이라는 것이 추 지사의 설명이다.

추 지사는 이를 두고 "국가직 인건비는 중앙정부 몫"이라며 "그런데 현실은 이와 같이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실제 소방사무 수행과 재정 부담에서는 여전히 지방정부의 역할이 상당하다. 올해 정부가 전국 17개 시·도에 지원하는 소방안전교부세는 총 1조503억원으로, 이 가운데 소방공무원 인건비 지원액은 5835억원, 소방·안전사업비는 4668억원이다.

추 지사는 경기도 전체 재정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약 40조원에 이르는 경기도 재정 가운데 국가보조를 받아 집행하는 위탁사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약 16조원 규모의 재원에서도 국가직 공무원인 소방공무원 인건비로 1조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사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가가 결정한 사업과 국가직 공무원에 대한 비용까지 지방재정이 상당 부분 떠안는 현재의 구조로는 실질적인 지방주도 성장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게 추 지사의 판단이다.

추 지사는 "경기도 약 40조원의 재정 가운데 국가 보조를 받는 위탁사업이 재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 16조원 중에서도 국가공무원 인건비를 1조원 넘게 대납하고 있는 구조를 이제 개혁할 때"라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라는 점도 거론하며 경기도는 기준재정수입액이 기준재정수요액을 충족하는 것으로 산정돼 정부의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다. 다만 이는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로, 국고보조금이나 소방안전교부세 등 다른 형태의 중앙정부 재정지원까지 받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추 지사는 이러한 제도 아래에서는 세수 감소 등으로 경기도 재정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더라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추 지사는 "더구나 경기도는 재정에 구멍이 나도 중앙정부가 교부세를 주지 않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재정 둑이 무너져도 메울 수가 없다"고 지적하며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과 실제 재정수요 변화를 보다 탄력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앞서 추 지사는 도정 업무보고 과정에서도 경기도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잇달아 언급하며 예산 운용의 효율성과 균형발전 재원 확보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경기도의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고, 예산 사정이 개선되는 대로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역부터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에도 추 지사는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면서, 현재 대응하지 않으면 앞으로 2~3년 뒤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 지사가 지방채와 각종 기금에 의존해 세입 부족을 메워온 경기도의 재정 운영이 더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경기도는 업무경비 감액과 낭비성 지출 차단, 조직 재정비, 세입제도 개혁을 담은 재정 정상화에 착수했다.

한편 추 지사는 이날 "재정개혁, 세입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가가 담당해야 할 재정책임과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을 명확히 하고, 지방정부가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스스로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재정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현행 지방재정 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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