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의료를 받던 어르신의 상태가 나빠져 입원이 필요할 때 공공병원이 신속히 받아주는 협력체계가 부산에 마련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와 부산의료원은 지난달 30일 부산의료원에서 '재택의료 후방지원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재택의료 후방지원 체계 구축·운영 △재택의료기관 종사자 교육과 역량 강화 △입·퇴원 환자의 지역사회 연계 △사례회의와 정보 공유 △지역사회 통합돌봄 활성화를 위한 협력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방문진료와 간호 등을 제공한다.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돕지만, 급성질환이나 골절 등이 발생해 재택 치료를 계속하기 어려울 경우 신속한 의료기관 연계가 필수적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재택의료센터 의사가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부산의료원 담당 의료진과 관련 진료과가 환자 진료와 입원 절차를 지원한다. 치료가 끝난 뒤에는 다시 재택의료와 지역사회 돌봄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특히 특정 재택의료센터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부산지역에 지정된 모든 재택의료센터가 별도 계약이나 참여 신청 없이 후방지원 체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문서로 안내할 예정이다.
현장 종사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병행된다. 부산의료원은 오는 9월 재택의료센터 간호사를 대상으로 첫 실무교육을 실시하며, 이후 수요에 따라 사회복지사 등으로 교육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와 공단이 비대면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재택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서비스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건보공단 본부의 전국 단위 사업이 아닌,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가 지역 차원에서 처음 기획한 협력 모델이다. 공단 측은 부산지역 운영체계가 안착하면 울산과 경남의 공공의료기관이나 병·의원급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택의료의 응급실 방문 및 입원 감소 효과는 이미 수치로 입증됐다.
건보공단이 제시한 보건복지부(2025년 5월)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연구원의 '2024년 재택의료 시범사업 성과분석' 결과 재택의료 이용자의 연간 응급실 방문 횟수는 0.6회에서 0.4회로, 연간 입원일수는 6.6일에서 3.6일로 줄었다. 반면 미이용자의 입원일수는 6.3일에서 8.5일로 오히려 증가했다. 방문진료와 간호가 응급 상황과 불필요한 입원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 셈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지만, 구체적인 실행체계 확보는 남은 과제다.
현재 이번 사업을 위한 별도의 전담 인력은 배치되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장기요양 관련 부서가, 부산의료원은 공공의료협력과가 기존 업무와 병행해 사업을 수행한다.
지원 대상 인원이나 연간 입원 연계 건수 등 정량적인 사업 목표도 설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측은 "실적 채우기식 연계가 아니라, 가능한 한 입원 없이 재택 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제도의 본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개된 협약에는 입원 연계 절차 등 기본적인 방향만 담겨 있다. 향후 실제 운영 과정에서 핫라인 등 기관별 연락체계, 사례관리 방식, 정기적인 교육 일정 등을 얼마나 정교하게 다듬느냐가 사업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조준희 본부장은 "이번 협약은 공공의료와 건강보험이 함께 지역 협력형 의료·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부산의료원을 비롯한 지역 의료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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