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공유오피스 침체론 넘어…오피스 종합플랫폼 도약"

  • 고금리·부동산 침체 속 매출 1493억원

  • 견조한 실적 속 신규 지점 지속 확대

  • 건물주 투자·운영수익 배분 구조로 체질 개선

  • 인테리어·IT·사옥 구축 신사업도 본궤도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사진패스트파이브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사진=패스트파이브]

“공유오피스라는 사업모델을 위태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이 공유오피스 시장의 변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 될 겁니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최근 아주경제와 만나 “경쟁사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신규 지점을 열지 못하는 사이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약 10개 지점을 개설했고 올해도 10개 이상을 열 예정”이라며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연간 기준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사무공간 운용에 나서면서 오피스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장기 임차와 대규모 초기 비용이 필요한 전통 오피스 대신 기업 규모와 상황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오피스가 새로운 활로로 떠오르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신규 지점을 꾸준히 늘리며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의 선두 사업자로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은 1493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10개 이상의 신규 지점을 열고 전년 대비 약 20%의 매출 성장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성장 배경에는 공유오피스 수요층 확대와 철저한 공실 관리, 사업구조 전환이 있다. 스타트업과 프리랜서 중심이던 고객층을 외국계기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넓혔고 직접 임차에 의존하던 사업방식은 건물주와 운영수익을 나누는 ‘에셋라이트’ 방식으로 바꿨다. 공유오피스에서 확보한 기업 고객을 인테리어와 정보기술(IT), 사옥 구축 서비스로 연결하며 사업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패스트파이브의 성장 배경을 설명하며 공유오피스의 본질부터 다시 짚었다. 여러 기업이 하나의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는 사업이 아니라, 대형 면적 위주로 공급되는 기존 오피스와 소규모 공간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연결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과거 오피스 시장은 대기업과 금융회사, 외국계기업이 수백평에서 수천평 규모의 공간을 장기간 임차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모바일과 AI 등 기술 발전으로 적은 인원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늘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공간의 크기도 세분화됐다.
 
패스트파이브는 대형 공간을 확보해 1인실부터 수십인실까지 나눠 공급하며 기존 오피스 시장이 수용하지 못했던 수요를 끌어들였다. 전체 공간 가운데 약 80%는 기업별 독립 사무실이며 라운지와 회의실 등 일부 공간만 공동으로 이용한다.
 
공유오피스를 찾는 고객층도 스타트업과 프리랜서에서 외국계기업, 중소·중견기업 등으로 넓어졌다. 강남권(GBD)과 도심권(CBD), 여의도권(YBD), 판교·마곡에서는 소형 사무실부터 비교적 큰 공간까지 수요가 고르게 나타난다. 주거지역 인근에서는 1~4인 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직주근접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기업이 직접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것처럼 공유오피스는 사무실을 직접 조성하고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준다”며 “사무실의 렌털화 또는 클라우드화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사진 패스트파이브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사진= 패스트파이브]

패스트파이브는 시장 침체 속에서도 공실과 가격을 동시에 관리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체 지점의 평균 공실률은 5~8% 수준이다. 공실을 무조건 없애기 위해 이용료를 낮추기보다 입주와 퇴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 5%의 공실을 ‘자연 공실률’로 보고 적정 가격을 유지한다.
 
김 대표는 “공실률을 0%로 만들려면 어느 시점에는 가격을 낮춰 공간을 판매해야 하고 그러면 전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5% 안팎의 공실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지키는 것이 안정적인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주요 지역에서 신규 지점을 열면 통상 2~3개월 안에 대부분의 공간이 채워지고 있다. 수요가 있어도 신규 지점을 조성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정도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계약 기간과 공간 규모를 기업 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안정적인 수요 확보에 기여했다. 일반 오피스는 통상 2~3년, 대형 면적은 5년가량 임대차계약을 맺지만 패스트파이브는 짧게는 3개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 계약 도중 직원이 늘면 같은 지점의 더 큰 사무실로 옮기거나 여러 업무권역에 조직을 분산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6개월 사이에도 기업의 인원이 크게 늘거나 줄어들 수 있는데 2~3년 뒤 필요한 사무실 면적을 미리 정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계약 기간과 면적, 근무지역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공유오피스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공유오피스 운영에서 축적한 기업 고객과 공간관리 역량은 새로운 사업의 기반이 됐다. 패스트파이브는 현재 1인 이용자를 위한 멤버십 라운지 ‘파이브스팟’, 기업 사옥 구축 서비스 ‘파워드바이패스트파이브’, 인테리어 브랜드 ‘하이픈디자인’, 중소·중견기업 대상 IT 서비스 ‘파이브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 입주 기업이 성장하면 더 큰 사옥을 구축해주고 인테리어와 IT 환경, 사후 운영까지 지원하는 구조다. 공간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일하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오피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기업 고객에게는 규모와 관계없이 일할 공간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회사가 되고 싶다”며 “건물주 역시 공실이 발생하면 패스트파이브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양쪽 시장에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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