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화랑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대우건설의 단독 수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우건설이 해외 설계사와 협업하며 수주 준비에 나선 데다 하이엔드 브랜드와 준공 실적 등을 요구하는 입찰 조건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대우건설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화랑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3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현장설명회에는 입찰참여 의향서와 홍보지침 준수서약서를 제출한 건설사만 참석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1시 사전 서류 접수를 마감한 결과 대우건설과 자이에스앤디 두 곳이 서류를 제출해 현장설명회 참석 자격을 확보했다.
조합은 입찰참여 의향서와 홍보지침 준수서약서를 제출한 건설사에 한해 현장설명회 참석 자격을 부여했다. 이후 10월 조합 총회를 거쳐 11월 중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우건설이 오래전부터 화랑아파트를 전략 사업지로 선정해 수주 준비에 공을 들여온 데다 입찰 지침에 명시된 하이엔드 브랜드 보유 여부와 준공 실적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건설사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90억원 규모의 입찰보증금도 다른 건설사들의 참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화랑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11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현재로서는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역시 입찰공고 이전부터 대안설계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회사는 협력사 구성을 완료하고 계약까지 체결했으며, 차별화된 설계를 위해 네덜란드의 글로벌 건축설계사 UNStudio와 협업하고 있다. UNStudio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과 중국 항저우 래플스시티 등을 설계했으며 국내에서는 한남4구역 재개발과 은마아파트 재건축, 개포우성4차 재건축 등에 참여한 설계사무소다.
대우건설이 화랑아파트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여의도를 핵심 전략 사업지로 육성하려는 구상이 깔려 있다. 대우건설은 2002년 국내 최초 하이엔드 주상복합인 '트럼프월드'를 공급하며 여의도 주거 가치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다. 이후 2023년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확보했고, 시범아파트를 비롯한 여의도 주요 정비사업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며 한강변 '써밋' 브랜드 벨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랑아파트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0-4 일원에 위치한 3개동, 160가구 규모의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49층, 1개동, 총 285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 가운데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상징성은 크다는 평가다.
화랑아파트는 일반 재건축과 달리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적용되는 일반 재건축과 달리 정비계획 수립과 관리처분계획 인가 절차 등을 간소화할 수 있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조합은 현재 통합심의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심의 통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가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을 전략 사업지로 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통상 소규모 재건축은 사업 규모가 작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려워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랑아파트는 여의도라는 입지와 영구 한강 조망, 원효대교 관문이라는 상징성을 갖춰 단순한 공사 물량 이상의 의미를 지닌 사업지로 평가받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찰공고 이전부터 대안설계를 위한 협력사 구성을 모두 마치고 계약까지 완료하는 등 최적의 설계안 마련에 착수했다"며 "국내 최고의 주택 공급 실적과 여의도 공동주택 인허가 경험을 바탕으로 여의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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