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수 1명'에 뒤집힌 상대원2구역 시공권…법원 판단 이유봤더니

  • "직접 출석 1137명 중 3명 유효하지 않아…'과반 미달'"

  • 철회서 51장도 변수…조합은 전체 철회서 법원에 제출 안 해

수원법원종합청사 [사진=연합뉴스]
수원법원종합청사 [사진=연합뉴스]

1조9000억원 규모의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지위가 당분간 DL이앤씨에 남게 됐다. 법원이 지난 5월 30일 열린 임시총회가 직접 출석과 의사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효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면서다. 특히 시공사 선정에 필요한 직접 출석자가 과반에 단 1명 부족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5민사부는 이날 DL이앤씨 등이 상대원2구역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가처분 결정을 통해 DL이앤씨의 상대원2구역 시공사 지위를 잠정적으로 인정했다. 조합이 DL이앤씨에 통보한 공사도급계약 해제·해지와 5월 30일 임시총회에서 이뤄진 결의의 효력도 정지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한 총회 결의의 효력도 함께 정지됐다.

결정에서는 시공사를 새롭게 선정한 총회가 법과 조합 정관에서 정한 직접 출석 및 의사정족수를 충족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됐다.

도시정비법과 조합 정관에 따르면 시공사를 선정하는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의 과반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 대리인을 통한 출석도 적법한 위임 절차를 거쳤다면 직접 출석으로 인정된다.

상대원2구역 전체 조합원은 2268명으로, 시공사 선정 안건의 의사를 진행하려면 1135명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했다. 조합이 작성한 의사록에는 총회 개회 당시 1137명이 직접 출석한 것으로 기재됐다. 법정 기준을 불과 2명 넘긴 수치다.

그러나 법원은 의사록상 출석자 가운데 최소 3명을 유효한 참석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합원 한 명은 참석자 명부에 서명한 뒤 총회장을 떠나 경기도 양평의 식당과 빵공장 등을 방문한 사실이 폐쇄회로(CC)TV 자료 등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조합원은 참석자로 기재됐지만 실제로는 제3자를 대신 출석시켰다고 진술했다.

나머지 한 명은 공유 부동산의 대표조합원이 아닌 사람에게서 위임받아 출석한 대리인이었다. 법원은 대표조합원 변경 사실이 조합에 적법하게 신고됐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해당 대리인의 출석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 3명을 빼면 직접 출석자는 1134명으로 줄어든다. 시공사 선정 안건의 의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인원인 1135명에 단 1명이 부족한 것이다. 법원은 “조합원 과반수가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시공자 선정 안건에 대한 의사 진행을 개시한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조합 측은 개회 이후 조합원들이 추가로 입장해 최종적으로 과반 출석 요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시공사 선정 안건의 의사를 진행하기 시작한 시점에 이미 과반이 출석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이후 참석자가 늘었다고 해도 의사 진행 개시 당시 발생한 절차상 하자를 해소할 수 없다는 취지다.

총회 참석자 관리가 부실했던 정황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총회 개회 전에 다수 조합원이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지만 조합은 이탈자와 재입장자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거나 관리하지 않았다. 마스크와 모자, 선글라스 등을 착용해 얼굴 확인이 어려운 참석자에게도 이를 벗도록 요구하지 않는 등 본인 확인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법원은 DL이앤씨 측 참관인들이 총회 접수가 시작된 지 약 2시간 뒤에야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고, 입장 이후에도 본인 확인과 철회서 분류 과정을 원활하게 지켜보기 어려웠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조합이 작성한 의사록과 회의록의 출석자 수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DL이앤씨와의 도급계약 해지 등 일반 안건에서는 서면결의서 철회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총회 당시 서면결의 철회서 904장이 제출됐지만 조합은 이 가운데 기존 서면결의서와 중복되는 유효한 철회서는 3장뿐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DL이앤씨 측은 서면결의서와 중복되는 철회서 51장을 확보해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이들 철회서를 반영하면 일반 안건 역시 전체 조합원 과반이라는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총회 당일 제출된 철회서 가운데 유효한 철회서가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조합은 철회서를 제출한 51명 가운데 38명이 총회 당일 ‘재철회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기존 서면결의가 유효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서류에 앞서 제출한 철회의사를 다시 철회한다는 내용이 명확히 담겨 있지 않고 실제 작성 시점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철회서 작성일이 모두 총회 당일인 5월 30일로 미리 인쇄돼 있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법원은 조합이 서면결의서를 받을 당시 재철회서까지 함께 받아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는 해당 서류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법원은 직접 출석 인원과 서면결의서 처리 모두에서 절차상 하자가 확인돼 총회 결의가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번 결정으로 상대원2구역의 시공사 선정 절차는 다시 한번 지연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조합 측이 항고에 나서거나 시공사 지위를 둘러싼 본안 분쟁이 이어질 경우 1조9000억원대 사업을 둘러싼 법적 공방과 착공 지연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