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초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 스마트 마이스파크(가칭)와 체결하고, 2032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실시협약은 단순한 개발사업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21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약 4년 동안 이어진 협상이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공사비 급등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다.
서울시는 무려 160여 차례 협상을 진행했고, 정부와 제도 개선을 병행하며 사업 정상화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를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융복합 산업이다. 참가자 1인당 소비 지출이 일반 관광객보다 높고, 숙박·쇼핑·문화·교통 등 연관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커 세계 주요 도시들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서울시가 조성하는 잠실 스포츠·MICE 파크의 핵심 시설은 전시 면적 8만9000㎡, 컨벤션 1만9000㎡ 규모의 초대형 전시·컨벤션센터다. 이는 현재 코엑스의 약 2.5배 규모로, 서울 최대 전시 시설이 된다.
특히 상부 전시장은 기둥이 없는 무주(無柱) 구조를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하부 전시장은 대형 장비 반입이 가능한 고하중 구조로 설계돼 세계적인 산업 박람회와 국제 전시회 개최가 가능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대형 국제 전시장은 단순한 행사장이 아니라 도시의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평가한다. 국제회의와 박람회가 열리면 참가 기업과 바이어, 투자자, 학계 전문가들이 서울을 찾게 되고, 이는 투자 유치와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스포츠 인프라도 대폭 강화된다.
새롭게 건립되는 3만 석 규모의 돔야구장은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홈구장으로 활용되며, 일부 호텔 객실과 라운지에서는 야구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이른바 '스타디움 호텔' 개념이 국내 처음 도입된다.
비시즌에는 대형 콘서트와 문화 행사, 국제 이벤트가 가능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돼 시설 활용도를 극대화한다.
또한 국제 농구경기 개최가 가능한 1만1000석 규모 스포츠콤플렉스는 농구경기뿐 아니라 K-팝 공연, e스포츠 대회, 글로벌 문화 행사까지 가능한 다목적 공연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숙박 인프라도 MICE 산업에 맞춰 대폭 확충된다.
사업 대상지에는 5성급 호텔 288실, 비즈니스호텔 306실, 레지던스형 호텔 247실 등 총 841실 규모의 숙박시설이 들어선다.
국제회의와 전시회 개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숙박 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행사장과 호텔을 한 공간 안에서 연결하는 구조는 참가자 편의성과 국제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연면적 20만㎡ 규모의 프라임 오피스와 11만㎡ 규모의 상업 시설도 조성된다.
특히 탄천과 한강 수변 공간을 연계한 문화·여가 시설, 스카이워크, 전망대, 광장, 숲길 등이 함께 들어서면서 단순한 전시장 중심 개발이 아닌 관광과 문화, 비즈니스가 결합된 복합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도시계획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잠실 스포츠·MICE 파크는 코엑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현대차 GBC, 한강과 탄천 수변 공간까지 연결되는 동남권 국제업무벨트의 핵심 축 역할을 맡게 된다.
이는 기존 강북 중심 관광 축에 더해 서울 동남권을 글로벌 비즈니스와 국제회의 중심지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방식 역시 주목된다.
총사업비는 2조6955억원(2016년 불변가격)으로 건설비와 운영비에 대한 재정 지원 없이 전액 민간 자본으로 추진된다.
특히 민간이 개발 이익을 독점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사업 수익 일부를 서울시와 공유하고, 이를 서울 전역의 균형 발전 재원으로 활용하는 민관 상생 모델을 도입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약 595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242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광 전문가들은 "국제도시 경쟁은 이제 초고층 빌딩이 아니라 얼마나 강력한 MICE 인프라를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잠실 스포츠·MICE 파크는 서울이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도쿄와 경쟁할 수 있는 핵심 기반 시설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잠실을 스포츠와 MICE,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글로벌 복합거점으로 육성해 서울이 세계 주요 도시와 경쟁하는 'G3 도시 서울'의 핵심 성장 축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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