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미리보기] '성장 마중물' 100조 미래대응기금…중복투자 차단이 관건

  • 3대 메가프로젝트 우선 투자…청년·지방 지원도 늘린다

  • 초과 세수 장기 투자 재원으로…세수 변동성·기금 운용은 과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에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를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한 '미래대응기금'이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기존 정책기금과 중복, 세수 변동성에 따른 재원 확보 문제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7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를 활용해 청년세대와 성장동력, 지방, 인재 등에 투자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할 방침이다.

기금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재정을 우선 배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추가 세수 규모를 고려하면 기금은 최대 100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기획예산처는 구체적인 규모와 적립 방식, 투자 대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지난 2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미래대응기금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판을 여는 생산적 지출에 쓰자는 발상에서 시작됐다"며 "성장 잠재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와 함께 재정 안정화 장치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수 결손이 발생하거나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여유 재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추가 세수를 단년도에 모두 집행하기보다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활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단년도 예산으로 소진되던 추가 세수를 장기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지방 주도형 사업과 지방 인재 육성, 청년 자산 형성 및 역량 강화 사업 등에 재정을 우선 배분해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은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미래대응기금이 중장기 투자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기 호황기에 확보한 재원을 적립했다가 경기 둔화기나 대규모 투자 필요시 활용하면 재정 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존 첨단전략산업기금과 모태펀드, 지역소멸대응기금, 대학혁신지원사업 등과 지원 대상이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이미 본예산에서도 반도체와 AI는 최우선 순위로 투자되고 있다. 5년간 150조원 조성이 목표인 국민성장펀드도 사실상 반도체와 AI 투자가 골자다.

또 다른 과제는 세수의 안정성이다. 우리나라 세수는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의 실적과 부동산 거래 등에 크게 영향을 받아 연도별 변동성이 큰 구조다. 실제 최근 몇 년간에도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한 직후 세수 결손이 나타나는 사례가 반복됐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경기 호황기에 기금을 충분히 적립하더라도 경기 침체나 반도체 업황 둔화 시 투자 재원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기금 운용 방식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추가 세수 가운데 어느 범위까지 기금을 적립할지, 경기 하강기에는 성장 투자와 재정 안정화 기능 가운데 어느 쪽을 우선할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금의 존속 기간과 일몰 규정, 사업별 성과지표, 민간투자 유발 효과, 부실 사업 퇴출 기준 등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재정사업의 외형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겹치는 부분이 있겠지만 미래대응기금은 장기적인 기반 조성에 활용되고, 기존 예산사업과 중복되는 부분은 정리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단년도 사업은 일반 예산으로,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은 기금으로 역할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대응기금은 일시적인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만큼 경기 침체 등으로 세수가 줄어들 때 재정 안정화 기능도 함께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기금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투자 원칙과 사용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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