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규제의 역설 빠진 레버리지 ETF…시장 원리 살리는 해법 찾아야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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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보완책을 신속하고 충실하게 만들라"며 금융당국에 속도전을 주문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는 기본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현금만 예탁금으로 인정하며, 매매 단위를 1주에서 20주로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행 시점은 다음 달 이후로 미뤄졌고, 대통령은 이마저도 늦다고 판단한 것이다.

추가 대책으로 뭐가 나올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지난 16일 보완대책으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2배 레버리지 ETF에 여전히 개인 자금이 몰리는 추세엔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지난 16일 대책은 근본 처방이라기보다 '문턱 높이기'에 그쳤다.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예탁금을 올리고 거래 단위를 확대한다고 해서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변동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상품의 핵심 문제는 개인투자자의 숫자가 아니라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현물 매매와 종가 쏠림 현상이다. 진입 장벽만 높이면 소액 투자자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만 거래를 이어가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투자 기회의 형평성만 훼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금융당국이 스스로 만든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애초 해외 레버리지 상품으로 향하는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규제를 풀어 도입한 상품이다. 미국과 홍콩에서는 가능한 투자를 국내에서는 막는 것이 오히려 자본 유출을 키운다는 판단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배율을 낮추거나 상장폐지를 유도하는 강경책을 꺼낸다면 정책의 자기부정이 된다. 투자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해외 상품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보다 구조적인 접근을 주문한다. 현실적인 대안은 헤지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국내 레버리지 ETF는 파생상품 활용 규제가 엄격해 대규모 현물을 직접 사고팔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외처럼 선물과 옵션을 활용한 헤지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면 장 마감 현물 쏠림 현상은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이는 거래를 막는 규제가 아니라 시장 충격을 줄이는 제도 개선이다.

종가 산정 방식도 손볼 필요가 있다. 괴리율 관리나 헤지 기준을 종가 하나가 아닌 일정 시간 평균가격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장 막판 거래가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을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투자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거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단일가 매매 확대, 평균가격 산정, 파생상품 활용 규제 완화 등 시장 기능을 유지하면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은 적지 않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효율성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다.

무엇보다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며 도입한 상품을 불과 몇 달 만에 사실상 무력화한다면 시장은 정부 정책을 신뢰하기 어렵다. 규제는 시장을 이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장치여야 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은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살리면서도 위험을 관리하는 제도적 해법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 땜질식 규제의 반복으로는 시장 신뢰도, 정책 신뢰도 모두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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