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金맥 지도] 수익성보다 고객 '락인'…세금 마케팅 이어가는 카드사

  • 신용카드 세금 결제액 10% 증가

  • 무이자 할부 등 카드 혜택 제공

  • 적자 리스크에도 고객 유지 효과

사진챗GPT
[사진=챗GPT]
세금 납부 방식에서 신용카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재산세 등 목돈 지출이 발생하는 시기에 무이자 할부를 활용해 부담을 나누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카드 결제 규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고객의 결제 습관을 유지하고 이탈을 막기 위한 '락인 전략'으로 관련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올해 1~5월 누적 개인 신용판매액 중 국세·지방세 등 세금 결제 규모는 17조97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조2926억원)보다 10.3% 증가했다.

지방세 신용카드 납부는 1997년 의정부시가 처음 도입한 후 2000년 1월 지방세 수납대행기관 제도가 정비되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됐다. 국세는 2008년 10월부터 개인 납세자가 내는 200만원 이하 세금에 대해 신용카드 납부가 허용됐다. 이후 납부 대상 범위가 점차 넓어지면서 신용카드는 세금 납부 과정에서 익숙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최근 '세금 납부 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6.4%가 신용카드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계좌이체(19%), 간편결제(14.6%)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세금 납부 과정에서 카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카드사들도 재산세 시즌마다 관련 혜택을 내놓고 있다. 재산세는 지방세에 속해 카드 결제 시에도 별도 수수료가 없고, 무이자 할부 등 카드사 이벤트도 이용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도 재산세 납부 고객을 대상으로 무이자 또는 부분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재산세를 할부로 나눠 납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목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일부 카드는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세금 결제 혜택은 결과적으로 카드사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방세는 카드 결제에 따른 별도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데다 무이자 할부에 따른 금융 비용과 이벤트 운영 비용까지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과거 전면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던 카드사들도 최근에는 부분 무이자 할부만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세금 납부 서비스를 쉽게 축소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제 점유율 경쟁 때문으로 해석된다. 세금처럼 결제 규모가 큰 지출을 자사 카드로 유도하면 이후 생활 결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고객이 다른 카드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고객 유지 효과를 고려한 행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세금 카드 결제는 수익은커녕 오히려 비용이 들어가는 서비스지만, 고객이 혜택을 제공하는 다른 카드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어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서비스"라며 "카드사의 본업은 결제인 만큼 수익보다 고객 편의와 이용 경험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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