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경기도는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는다. 대출·세제·청약 규제에 거래허가제까지 더해지는 사실상 ‘3중 규제’다. 집값 상승세가 뚜렷했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규제 자체는 불가피했다. 그러나 규제는 발표가 끝이 아니다. 이후 수요가 어디로 움직이는지까지 관리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동탄과 기흥의 경우 반도체 업계 특수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과 GTX-A 개통 등 교통 인프라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구리는 서울과 인접한 역세권 수요가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봤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지정은 7월 1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7월 5일부터 2027년 말까지 적용된다.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고, 유주택자의 주택구입 목적 대출은 사실상 막힌다. 세제와 청약·전매 제한도 강화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닌 거래가 제한돼 갭투자 수요를 직접 누르는 효과가 있다. 단기 과열을 식히기 위한 강한 처방인 셈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이번 조치는 선제 대응이라기보다 사후 대응에 가깝다. 한국부동산원 6월 넷째 주 기준 올해 아파트 값 누계 상승률은 화성 동탄구 11.38%, 구리시 7.87%, 용인 기흥구 6.21%였다. 같은 기간 경기 전체 상승률 2.67%를 크게 웃돈다. 가격 급등이 확인된 뒤 강한 규제를 꺼낸 것이다. 거래량 감소는 나타날 수 있겠지만 앞선 상승분까지 되돌릴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풍선효과다. 수요는 규제로 사라지지 않는다.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 가격 부담이 낮고 규제가 덜한 인접 생활권으로 옮겨갈 수 있다. 동탄 인접 생활권인 병점에서 5월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인이 한 달 새 약 5배 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병점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생활권이 이어지고 가격 접근성이 높은 비규제지역이라면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 대응도 지정 지역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동탄·기흥·구리의 거래량만 볼 것이 아니라 인접 비규제 생활권의 생애최초 매수, 대출 활용, 외지인 매수, 호가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 풍선효과가 확인된 뒤 다시 규제지역을 넓히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앞서갈 수 없다. 선행 지표를 정해 조기에 대응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정부는 불법행위 단속과 시장 모니터링 강화를 예고했다.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단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느 지역을 왜 묶었는지, 어떤 기준이면 해제할 것인지, 인접 지역의 이상 거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분명해야 한다. 공급 일정에 대한 신뢰도 필요하다. 규제가 강해도 공급을 믿을 수 없다면 매수 불안은 다른 지역에서 되살아난다.
동탄·기흥·구리 ‘3중 규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오른 곳을 뒤늦게 묶고, 수요가 옮겨간 곳을 다시 묶는 방식으로는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렵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강한 수단이다. 강한 수단일수록 더 정교해야 한다. 정부는 규제지역 안의 거래 위축만 볼 것이 아니라 규제 밖으로 움직이는 수요까지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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