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KDI 경제전망 수정' 8월호를 발표하고 "고용 유발효과가 낮은 반도체 관련 부문에 경제성장이 집중돼 높은 성장세가 민간소비, 고용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률 상향분은 대부분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에 쏠렸다. 실질총소득은 급증했지만 소득 증가가 반도체 관련 부문에 집중되는 등 경제성장 성과가 다수 기계의 소득 개선에 확산되지 못한 것이다. 또 실질임승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그치며 민간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수준을 보였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반도체 생산하는 기업은 대기업이고 국민 대부분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더 많다. 그쪽 업황이 좋은 상황은 아니어서 체감 경기는 전체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고용지표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가 지속되는 데다 청년층 고용 여건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취업자 수는 올해 11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6만명 하향 조정한 규모다.
이같은 원인으로는 성장의 쏠림과 중동전쟁 등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반도체 부문의 종사자는 전체 고용에서 비중이 작아 전체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다. 여기에 상반기 중동전쟁 영향이 겹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며 전반적인 취업자 증가 폭을 끌어내렸다.
김 연구부장은 "성장의 중심이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도체에 집중돼 있고 실질총소득이 크게 늘었음에도 실질임금 상승률은 지난 10년간 평균과 비교해도 높지 않다"며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업황이 밝지 않아 높은 경제성장률과 체감 경기가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에 쏠린 한국 경제 특성상 향후 반도체경기 변화에 따라 거시경제 전반도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AI 투자 수요가 줄거나 여타 반도체 생산국과의 경쟁이 심화돼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경우 성장세 둔화는 명약관화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투자 경쟁이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면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지속되기 어렵고 반도체 수요도 지금보다는 둔화가 될 것"이라며 "이밖에 미국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 또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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