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자의 한국 축구 이야기] 변해야 통하고, 통해야 이긴다

  • 홍명보 감독과 한국 축구가 다시 살아나는 길

축구는 더 이상 감독 혼자 만드는 시대가 아니다. 선수의 창의성과 데이터, 소통과 신뢰가 결합될 때 비로소 강한 팀이 탄생한다. 아무리 뛰어난 전술이라도 선수들이 마음껏 뛰지 못하면 세계 무대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한국 축구가 최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 원인을 선수 개인의 기량만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팀 운영과 리더십까지 함께 돌아봐야 한다.

한국 축구는 결코 인재가 부족한 나라가 아니다. 수많은 선수들이 유럽 정상급 리그와 일본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만 놓고 보면 역대 어느 시기보다도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뛰어난 선수들이 모였다고 해서 반드시 강한 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대표는 선수들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조직이며, 조직의 성패는 결국 리더십에서 결정된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수비수이며, 누구보다 국가대표의 무게를 잘 아는 지도자다. 선수 시절 보여준 책임감과 헌신은 지금도 많은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선수였다는 사실과 위대한 감독이 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지도자는 전술을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 시대가 바뀌면 지도 방식도 함께 변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 축구의 경쟁력은 '명령'보다 '소통'에서 나온다. 감독이 모든 답을 갖고 있다는 시대는 지나갔다.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며, 스태프와 권한을 나누는 팀이 오래 살아남는다. 

선수들이 감독을 두려워하기보다 신뢰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경기장에서는 더욱 과감한 플레이가 나온다.

그래서 한국 축구에도 새로운 공식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변적통(變則通)', 즉 변해야 길이 열린다는 원칙이다. 변화하면 소통이 생기고, 소통하면 팀이 살아난다. 다시 말해 '변통축구', 소통하는 축구가 한국 축구가 나아갈 방향이다. 변화 없는 조직은 정체되고, 정체된 조직은 결국 경쟁력을 잃는다.

필자는 이를 'MJT 3 신바람 리더십'이라고 부르고 싶다. 첫째는 Mission(사명감)이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게 해야 한다. 둘째는 Joy(신바람)이다. 훈련이 즐겁고 경기가 기대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Trust(신뢰)다. 감독과 선수, 코칭스태프가 서로를 믿을 때 조직은 가장 강해진다. 사명감과 신바람, 신뢰가 함께할 때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세계 축구를 이끄는 명장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선수들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든다는 점이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책임을 맡은 선수는 더욱 성장한다. 감독이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선수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려줄 때 팀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홍명보 감독 역시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장점인 원칙과 책임감을 유지하되, 여기에 열린 소통과 유연한 리더십을 더한다면 더욱 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변화는 자신의 철학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한국 축구가 다시 세계를 향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술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문화가 바뀌고, 조직이 바뀌고,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 감독과 선수, 협회와 팬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비로소 강한 국가대표팀이 만들어진다.

결국 답은 하나다. 변해야 통한다. 통해야 강해진다. 한국 축구는 이미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재능을 하나로 묶어낼 새로운 리더십이다. 홍명보 감독이 먼저 변화의 문을 연다면, 그 변화는 선수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고 대표팀 전체를 하나로 묶는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힘이야말로 대한민국 축구를 다시 세계 정상권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축구의 우승을 기원합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체코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체코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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