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달렸다…하반기 국회 원구성에 금융권 '촉각'

  • 여야, 이번주 국회 원 구성 협상 돌입

  •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당 등 주요 법안 계류

  • 국회 상임위원장 교체 금융 입법 변수로

사진연합뉴스
11일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권 시선이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그간 지연됐던 핵심 금융 법안들이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야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비롯한 핵심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맞서고 있어 이번 원 구성 결과가 하반기 금융권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회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을 두고 이번 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18개 상임위원회와 상설특별위원회 가운데 최대 쟁점은 법사위와 정무위원회(정무위)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체계·자구 심사를 담당하는 곳으로 법안 처리에서 최종 관문 역할을 한다. 정무위는 금융 관련 법률 제·개정 등을 관할하는 상임위다.  따라서 여당이 법사위와 정무위를 함께 확보하면 금융 법안 상정·심사·본회의 회부까지 입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전반기 국회에서는 법사위는 민주당이, 정무위는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은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전반기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맡았던 주요 경제 상임위도 민주당이 맡겠다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책임 있는 여당이 법사위를 맡아야 한다"며 "주요 경제 상임위도 회수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은 제1당,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아온 관례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경제·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을 위해 정무위를 포함해 경제 관련 상임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법사위와 경제 상임위 회수를 공언한 만큼 하반기 국회에서 금융권 관련 입법 논의가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의가 최종 불발되면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이 단독으로 본회의 표결을 거쳐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협상이 타결돼 국민의힘이 경제 상임위를 맡게 되면 여야 간 이견이 큰 법안들에 대한 논의는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재관 민주당 의원이 국회 사무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2대 국회 개회 후 올해 2월 말까지 정무위 전체회의 통과 비율은 17.6%에 그쳤다. 정무위 병목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보이스피싱 배상책임제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도 상임위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하반기 정무위에서 우선 다뤄질 금융권 쟁점은 보이스피싱 피해 배상책임제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 가운데 업권의 가장 큰 관심사는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를 강화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시 금융회사가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무과실 배상책임제' 도입이다. 법안은 금융회사의 보상 한도를 1000만~5000만원 범위에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상 한도가 5000만원으로 결정되면 금융권이 부담해야 할 배상액이 연간 약 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도 관심사다. 개선안은 금융지주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관건은 '연임 제한' 법제화다. 현재 국회에서는 김현정 민주당 의원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제한하고, 회장 3연임을 금지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중동 정세 불안과 정치 일정 등으로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며 "이달 원 구성 협상 여부와 정무위 심사 일정이 하반기 금융 제도 개편 논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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