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5개사 회생 신청…JTBC 디폴트에 그룹 전반 유동성 위기

  • 법원, 자산·채권 동결 조치…중앙일보 워크아웃 추진

  • 차입금 3조·계열사 상호보증 부담…중계권 투자 실패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인 JTBC를 비롯해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JTBC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한 지 사흘 만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정준영 법원장)는 전날 중앙홀딩스와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에 대한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보전처분은 회생 절차 개시 결정 전 회사가 특정 채권자에게 우선 변제하지 못하도록 자산 처분을 제한하는 조치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의 강제집행·가압류·경매 등을 금지해 채권을 동결하는 절차다.

앞서 JTBC는 지난 12일 만기가 돌아온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어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가 14일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JTBC도 15일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회생법원은 이들 사건을 회생2부에 배당해 일괄 심리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대표자 심문을 진행한 뒤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위기는 JTBC 한 곳의 유동성 문제를 넘어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이 한꺼번에 표면화된 결과로 평가된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앙그룹의 전체 차입금은 3조원에 달한다.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의 부채 비율은 4564.7%, JTBC는 2443.6%, 콘텐트리중앙은 1020.9% 수준으로 집계됐다.

계열사 간 자금 대여와 채무보증도 재무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중앙일보는 중앙홀딩스에 운영 자금을 빌려줬고, 중앙홀딩스는 JTBC와 피닉스스포츠, 휘닉스중앙 등에 대한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중앙일보 역시 JTBC와 중앙일보엠앤피 등에 대한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JTBC 디폴트 후 계열사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JTBC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은 최하위 등급인 D로 강등됐고, 중앙일보와 SLL중앙,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등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업계에서는 중앙그룹이 지난 10여 년간 방송·영화·극장·레저 사업으로 외형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차입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데다 미디어 시장 침체가 겹치며 위기가 심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앙그룹은 2026~2032년 동·하계올림픽과 2026~2030년 월드컵 중계권 확보에 약 7000억원을 투입했지만, 기대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TV 광고 시장 위축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규모 중계권 비용 부담이 가중돼 유동성 위기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그룹은 5500억원 규모의 사옥 매각도 추진했지만, 단기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는 계열사들의 회생 신청과 별도로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이사는 입장문을 통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계열사와는 경영적으로 분리된 독립 법인"이라며 "계열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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