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겠다고 했지만 빚은 다시 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묶고,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정책대출 비중도 현행 30% 수준에서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5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런 목표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한 달 새 6조9000억원 늘었다. 정책은 조이겠다고 말하지만, 시장은 다시 빚을 내 집과 자산으로 향하고 있다.
문제는 대출 규제가 약해서만은 아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과 너무 깊이 얽혀 있다.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기대가 살아 있으면 대출 수요는 언제든 되살아난다. 은행은 담보가 확실한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손쉬운 수익원으로 삼고, 정책대출은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주택 매수 여력을 보태준다. 전세대출은 임차인 보호 장치이면서 동시에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갭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자금줄로 작동해 왔다. 이렇게 가계와 은행, 정부 정책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니 대출 총량을 조금 조여도 부동산 금융의 물길은 쉽게 막히지 않는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총량 규제의 반복이 아니다. 먼저 정책대출부터 정교하게 손봐야 한다. 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 같은 대출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전판이어야지, 집값의 하방을 떠받치는 보조금이 돼서는 안 된다. 소득과 자산, 주택가격, 지역별 과열 정도를 더 촘촘히 따져 지원 대상을 좁히고, 고가 주택이나 투자 수요로 흘러갈 여지를 차단해야 한다. 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정책의 방향은 다시 설계돼야 한다.
은행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생산적 금융을 말하면서 실제 자금은 부동산 담보대출로 흘러가는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주담대 증가율이 높은 은행에는 더 큰 관리 부담을 지우고, 기업대출·혁신금융·지역금융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평가와 건전성 규제를 바꿔야 한다. 은행이 손쉬운 담보대출로 이익을 쌓는 동안 가계는 평생 갚아야 할 빚을 떠안고, 경제 전체의 자금은 아파트 가격에 묶인다. 이것이 정상적인 금융일 수는 없다.
전세대출과 DSR 예외도 성역으로 남겨둘 수 없다. 실수요 보호는 유지하되 보증 한도와 소득 심사를 강화하고, 사업자대출이나 신용대출이 주택 매입 자금으로 우회되는 통로도 막아야 한다. 대출 규제를 피해 다른 이름의 빚으로 집을 사는 일이 반복된다면 가계부채 관리는 매번 실패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금융의 고리를 끊는다는 것은 집을 사려는 사람을 벌주자는 뜻이 아니다. 가계의 미래 소득과 은행의 자금, 정부의 정책금융이 더 이상 집값 상승 기대에만 묶이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금융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보유 부담 정상화,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 중심 공급이 함께 가야 한다. 가계부채 대책은 금융정책이면서 동시에 부동산 정책이다. 정부가 이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대출을 조일 때마다 잠시 숨을 고를 뿐 가계빚은 다시 뛸 것이다.
문제는 대출 규제가 약해서만은 아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과 너무 깊이 얽혀 있다.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기대가 살아 있으면 대출 수요는 언제든 되살아난다. 은행은 담보가 확실한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손쉬운 수익원으로 삼고, 정책대출은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주택 매수 여력을 보태준다. 전세대출은 임차인 보호 장치이면서 동시에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갭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자금줄로 작동해 왔다. 이렇게 가계와 은행, 정부 정책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니 대출 총량을 조금 조여도 부동산 금융의 물길은 쉽게 막히지 않는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총량 규제의 반복이 아니다. 먼저 정책대출부터 정교하게 손봐야 한다. 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 같은 대출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전판이어야지, 집값의 하방을 떠받치는 보조금이 돼서는 안 된다. 소득과 자산, 주택가격, 지역별 과열 정도를 더 촘촘히 따져 지원 대상을 좁히고, 고가 주택이나 투자 수요로 흘러갈 여지를 차단해야 한다. 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정책의 방향은 다시 설계돼야 한다.
은행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생산적 금융을 말하면서 실제 자금은 부동산 담보대출로 흘러가는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주담대 증가율이 높은 은행에는 더 큰 관리 부담을 지우고, 기업대출·혁신금융·지역금융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평가와 건전성 규제를 바꿔야 한다. 은행이 손쉬운 담보대출로 이익을 쌓는 동안 가계는 평생 갚아야 할 빚을 떠안고, 경제 전체의 자금은 아파트 가격에 묶인다. 이것이 정상적인 금융일 수는 없다.
부동산 금융의 고리를 끊는다는 것은 집을 사려는 사람을 벌주자는 뜻이 아니다. 가계의 미래 소득과 은행의 자금, 정부의 정책금융이 더 이상 집값 상승 기대에만 묶이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금융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보유 부담 정상화,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 중심 공급이 함께 가야 한다. 가계부채 대책은 금융정책이면서 동시에 부동산 정책이다. 정부가 이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대출을 조일 때마다 잠시 숨을 고를 뿐 가계빚은 다시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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