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선거 국면에서 멈춰 섰던 주택공급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가 재개되면 그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수도권 핵심 공급 후보지를 둘러싼 갈등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과천 경마장 부지와 용산 일대가 꼽힌다. 정부는 도심과 수도권 우수 입지를 활용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해당 지자체와 주민 반발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천의 경우 교통과 교육,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부담이 쟁점이다. 기존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 공급까지 더해질 경우 지역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은 오세훈 시장 체제가 이어지면서 기존 공급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신속통합기획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정비사업 규제 완화, 사업성 보완 등이 핵심 축이다. 공공이 직접 공급을 주도하기보다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도심 내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다.
다만 서울 공급 역시 속도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정비사업은 조합 설립, 인허가, 이주, 착공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사비 상승과 조합원 분담금 부담도 여전하다.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규제 완화만으로 공급이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는 1기 신도시 재정비가 최대 현안이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은 선도지구 지정 이후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 이들 지역은 주택 노후도가 높고 재정비 수요도 크지만 이주대책과 기반시설 확충이 공급 속도의 관건으로 꼽힌다.
대규모 재건축이 한꺼번에 진행되면 전세시장 불안이 불가피하다. 임시 거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일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학교, 도로, 상하수도, 공원 등 생활 인프라 확충도 병행돼야 한다. 단순히 용적률을 높여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지역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역세권 공공주택과 원도심 공공주도 재개발도 경기도 공급 정책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사업성이 낮은 원도심은 공공 지원 없이는 민간 참여를 끌어내기 쉽지 않다. 지자체 재정 여력과 주민 동의율도 변수다.
공급 지표는 엇갈린다. 올해 1~4월 누적 주택 인허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감소했다. 반면 착공과 분양은 증가했다. 겉으로 보면 공급 회복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입주와 직결되는 준공은 크게 줄었다. 향후 입주물량 부족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인허가 감소는 중장기 공급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착공과 분양 증가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착공 물량이 준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통상 수년이 걸린다. 그 사이 공사비와 금융비용, 분양시장 분위기가 바뀌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
지방 광역시는 수도권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부산·대구·대전·광주 등은 노후 주거지 정비와 역세권 개발 수요가 있지만 미분양 부담이 크다. 수도권처럼 공급 부족만을 전제로 물량을 늘릴 경우 오히려 시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비수도권은 착공과 분양 증가가 미분양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입지가 약하거나 분양가가 수요자의 부담 능력을 넘어서는 지역은 신규 공급이 시장 안정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지역별 인구 흐름, 산업 기반, 교통망, 분양가 수준을 따져 공급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건설업계도 공급 확대에 신중한 분위기다. 공사비 상승 부담이 여전한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인허가 물량이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이어지려면 금융 여건 개선과 사업성 보완책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주택공급 대책의 성패는 발표 물량이 아니라 실행력에 달려 있다”며 “수도권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 조정, 서울 정비사업 속도, 1기 신도시 이주대책이 핵심 변수다. 지방은 미분양 관리와 수요 맞춤형 공급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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