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NG 강세에 가스요금 '들썩'
3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달 도시가스 발전용(열병합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MJ당 20.8335원으로 전월(18.8694원)보다 10.4% 인상됐다. 산업용과 수송용 천연가스 도매요금도 10% 안팎 상승하는 등 국제 LNG 가격 상승분이 국내 요금에 반영되기 시작한 모습이다.
국제 LNG 가격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동아시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마커는 지난 2월 27일 MMBtu당 10.7달러에서 이달 2일 기준 18.6달러까지 상승했다. 약 3개월 만에 70% 넘게 급등한 것이다.
문제는 LNG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국내 에너지요금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통상 LNG 도입가격은 4~5개월 후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원가에 반영된다. 현재와 같은 국제가격 강세가 지속되면 하반기 요금 조정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원가는 오르는데 요금은 동결···부담 커지는 에너지 공기업
전력 수급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봄철 전국 평균기온은 1973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았으며 6월 초부터 전국 곳곳에서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나타나면서 냉방 수요가 예년보다 일찍 증가하는 모습이다.
폭염이 장기화하면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LNG 발전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MP는 전력시장의 도매가격으로 통상 LNG 발전 원가가 상승할수록 함께 오르는 구조다.
실제 올해 들어 SMP는 매달 상승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평균 SMP는 90.43원이었지만 올해 들어 1월 103.54원, 2월 108.52원, 3월 110.03원, 4월 118.94원에 이어 5월 121.36원까지 올랐다. 6월 들어서는 일일 평균치가 130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SMP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은 단기간에 수천억 원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 현재 한전은 산업용에 대해 2024년 4분기부터, 일반용에 대해 12개 분기 연속 요금 동결을 이어오고 있어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한전의 재무 부담도 여전하다. 현재 한전의 연결 기준 부채는 약 206조원, 차입금은 128조원 규모에 달한다. 하루 이자 비용만 약 114억원에 이르는 만큼 전력구입비 증가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회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스공사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올해 3월 말 기준 가스를 원가 이하로 공급하며 발생한 '민수용 미수금'이 13조3717억원에 달한다. 부채도 42조원 수준으로 재무 부담이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고환율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환율 상승은 곧 원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한전과 가스공사가 감내해야 할 연간 환차손 규모는 각각 2000억원,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 안정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에너지 원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하반기 중 전기·가스요금 조정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NG 가격 상승과 여름철 전력 수요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그간 지방선거 등을 고려해 공공요금 인상이 사실상 억제됐지만 원가 부담이 계속 누적되면 하반기 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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