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K-피지컬 AI] ③LG 클로이드, '백색가전 DNA'로 가사 해방 주도

  • 냉장고 문도 알아서 척척···AI 홈 비서 역할

  • 클로이드 '두뇌' 맡은 AI홈 플랫폼 '씽큐'

  • 성격 급한 한국인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속도 개선 과제로

LG전자의 가정용 AI 로봇 클로이드 사진LG전자
LG전자의 가정용 AI 로봇 '클로이드' [사진=LG전자]

# 중학생 키 높이의 로봇이 열 손가락과 팔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를 식탁 위에 옮겨 놓는다. 이어 빨래통에서 수건을 꺼내 세탁기에 넣고 건조 완료된 수건은 차곡차곡 개어 놓는다. 소파 위 어질러진 물건들을 정리할 때는 좌중에서 '와~' 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올해 초 공개한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는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가사 노동이 없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의 미래를 생생하게 증명했다고 평가받는다. 모터와 액추에이터(구동기)가 탑재된 하드웨어에 고도화된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로봇이 인간의 명령 없이도 스스로 집안 상태를 스캔해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 능동형 홈 비서가 탄생했다.
 
클로이드는 최대 145㎝까지 자유롭게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가슴과 머리, 그리고 손바닥 바로 밑에 탑재된 초정밀 카메라는 가정 내 물체의 질감과 형태, 무게 등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손가락의 쥐는 힘을 조절한다.
 
60년 가전 명가 LG전자가 그간 축적한 '백색가전 DNA'의 결정체가 클로이드다. 전 세계 수억 대 가전에 탑재된 LG전자 자체 운영체제(OS)인 'LG 웹OS'는 로봇의 신경망 역할을 맡는다. 이어 AI홈 플랫폼 '씽큐'는 클로이드의 두뇌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로봇이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집 안 가전의 인터페이스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반면 LG전자는 이미 이용자 가정에 설치된 자사 가전 생태계에 클로이드라는 전용 컨트롤러를 투입하기만 하면 된다. 
 
하드웨어 완성도 측면에서도 정밀 제어 능력을 갖춘 수십 개 액추에이터가 탑재돼 사람과 유사하게 손가락 관절과 손목을 가동한다. 상황에 따라 두 손가락을 이용해야 하는지, 다섯 손가락을 다 써야 하는지 판단해 동작한다. 
 
다만 기동 효율성 제고는 남은 과제다. 클로이드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일각에서는 동작 속도가 너무 느리고  엉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빨리빨리'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로서는 답답함을 느낄 만하다.  
 
로봇 관절마다 들어가는 고성능 모터와 센서, 비전 AI 칩셋 등에 따른 막대한 제조 원가도 걸림돌이다. 일반 가정 내 초프리엄 가전 제품을 마련하거나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는 비용에 걸맞게 클로이드 판매 가격을 맞추려면 하드웨어 경량화와 함께 핵심 부품 내재화가 필수적이다. 클로이드 소비자 판매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식당·매장용으로 서빙 역할을 맡고 있는 상업용 로봇 '클로이 서빙봇'이 2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LG전자는 단순한 가전 제조사를 넘어 '홈 솔루션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꾀한다. 일회성 가전 판매에 그치지 않고 매월 관리비를 받으며 가사 노동까지 대행하는 스마트홈 구독 경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기존 가전 구독이 기기 유지·관리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가사 자체를 해결하는 서비스로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출근하거나 잠든 사이에도 알아서 집안을 청소하고 세탁물을 관리하는 클로이드 같은 가사 로봇 하드웨어가 필수적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한다.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들은 막대한 자율주행 데이터와 AI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바탕으로 휴머노이드의 뇌를 빠르게 진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저렴한 제조 단가를 앞세워 양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공간 특화형 로봇' 전략을 구사한다. 가전과 로봇 동기화로 거실·주방 등 특정 공간 내 장악력을 높이는 식으로 비즈니스에 나설 방침이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사장)은 개인 SNS를 통해 "공간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로봇을 도입해 가정 전체를 조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로봇 기술을 통해 '노동력 제로' 가정이라는 비전을 계속해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