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엘니뇨까지 겹쳐…유가 180달러 경고까지

  •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각국 비상 대응 확대

  • 세계 석유 수요, 생산보다 하루 600만배럴 많아

  • 강한 엘니뇨 땐 냉방·전력 수요 추가 압박

  • 유가 충격 커지면 연내 금리 인하도 불투명

출처AI 생성
[출처=AI 생성]
중동 전쟁발 에너지 충격에 수요와 기후 변수까지 겹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걸프 지역 원유 수출이 막힌 가운데 세계 석유 재고는 빠르게 줄고 있다. 여기에 북반구 여름 냉방·여행 수요와 강한 엘니뇨 발생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80달러(약 26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전쟁 이후 연료 확보와 소비 억제를 위한 비상 조치를 도입한 국가가 76곳으로 늘었다고 추산했다. 3월 말 55곳에서 두 달여 만에 21곳 늘었다.
 
호주는 연료와 비료 비축 확대에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고, 인도는 외환 보유액 방어를 위해 국민들에게 금 매입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각국이 비상 대응에 나선 것은 에너지 수급이 빠르게 빠듯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3월부터 6월까지 세계 석유 수요가 생산보다 하루 약 600만배럴 많을 것으로 봤다. 일부 분석가는 부족분이 하루 800만~900만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전쟁 이후 전 세계 석유 재고는 걸프 지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물량을 제외하고도 약 3억8000만배럴 줄었다.
 
정부 비축유 방출도 한계가 있다. 현재 하루 200만배럴 이상의 비상 원유가 시장에 공급되고 있지만, 상당수 방출 조치는 7월 종료될 예정이다. JP모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재고가 6월 초 석유 유통과 정유 공장 가동에 부담이 생길 수 있는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유가 180달러 전망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FT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애버딘의 폴 디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80달러(약 26만원)까지 오르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기본 전망으로 보지는 않지만 매우 진지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약 15만원)를 웃돈다. 하지만 이 수준만으로는 석유 소비를 줄일 만큼의 가격 압박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유가가 150달러(약 22만원)를 넘어서는 확전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실제 연료 부족, 공급망 차질,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다. 유럽연합(EU)의 아포스톨로스 치치코스타스 교통담당 집행위원은 FT 콘퍼런스에서 “중동 전쟁이 수주 안에 끝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지 않으면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가 막힌 상태에서는 원유 생산량보다 실제 시장에 도달하는 물량이 더 중요해진다.
 
'설상가상' 엘니뇨

여기에 엘니뇨가 추가 변수로 떠올랐다. CNN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는 엘니뇨가 예상보다 빠르게 형성되고 있으며, 올가을 또는 올겨울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NOAA는 이번 엘니뇨가 정점에서 강하거나 매우 강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을 3분의 2로 제시했다. 엘니뇨가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96%로 평가됐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전 세계 날씨를 바꾸는 현상이다. 강한 엘니뇨는 지역별로 가뭄, 폭염, 홍수 위험을 키운다. 폭염은 에어컨 사용을 늘려 전력 수요를 키우고, 가뭄은 물로 전기를 만드는 수력발전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 위해 석유, 가스, 석탄 사용이 늘면 전체 에너지 가격 압박도 커질 수 있다.
 
유가 상승은 통화정책에도 부담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관세 부담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리면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다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대로 올라설 수 있다”며 “연준의 다음 정책 방향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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